청약경쟁률 고공 행진..'분양 시장 과열' 논쟁도 뜨겁다

배규민 기자 2016. 10. 11. 05: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약 과열입니다" vs "수요가 늘어난 거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청약 과열입니다" vs "수요가 늘어난 거죠" ]

최근 서울과 경기도 주요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는 가운데 그 배경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전세난에 따른 매수 수요와 저금리로 임대 수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 증가 등에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웃돈'을 노리고 청약에 뛰어드는 세력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언제든지 쉽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달부터 중도금대출 규제가 적용되지만 분양 시장 활황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약 접수를 받은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는 평균 306.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4194만원으로 모든 가구의 가격이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하지만 올해 수도권 최고 경쟁률이다.

총 가구 수만 4932가구로 5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은 지난 6일 일반 분양 물량 2010가구 전 가구가 평균 청약 경쟁률 22.2대 1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특별 공급을 제외한 1621가구 분양에 총 3만6017가구가 접수해 올해 서울 공급 단지 중 최다 청약 접수 건수를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마포 한강 아이파크' 역시 55.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부영그룹이 지난 6일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사랑으로' A73~75 블록 2766가구의 대단지도 평균 경쟁률 26.2대 1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올 2월까지만 해도 동탄2신도시 일부 미분양 가구를 할인 분양한 것과 대조적이다.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를 분양한 건설업체들은 예상보다 경쟁률이 높게 나왔다는 반응이다. 계약도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높아지는 청약 경쟁률 배경에 대한 업계의 해석은 다양하다.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정부의 공급 제한 발표에 주택 가격 상승을 우려한 매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08% 올라 전주(0.07%)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고덕그라시움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 상담자의 41%가 해당 지역인 강동구와 인근 송파구, 강남구 거주자였다"며 "일부 투자 수요도 있지만 강동구나 송파구에 전세로 살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과열 여부와 전망에 대한 판단은 엇갈린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팀장은 "저금리 기조 때문에 전세물량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며 "전세난에 따른 매매 수요 증가와 임대 수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들이 청약 시장을 받치고 있어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단기간에 쉽게 분양 시장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11월 서울 도심에 분양을 준비 중인 A건설업체 분양 소장은 "2013년부터 시장을 보면 분양 단지에 웃돈이 형성돼 있다"며 "중도금 대출이 까다로워지겠지만 그동안 공급이 없었던 지역들은 그만큼 수요도 커 규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임병준 한성대 교수는 "매매 가격 상승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 매매 시장은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아도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청약 시장은 거래세를 늘려 전문 투기꾼들이 시장 가격을 올려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약 시장에 착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주택 시장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는데 청약 시장이 좋으니까 전체 부동산 시장이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유동성이 풍부한 부동산 시장은 갑자기 바뀔 수 있다. 지역별 과잉 공급 여부와 실물 경제 상황 등을 따져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