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가계부채에 DTI 규제비율 환원 고려해야"

2016. 9. 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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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의사록.."가계부채 관리 엄격하지 못해" 지적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통위 의사록…"가계부채 관리 엄격하지 못해" 지적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려면 부동산 정책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원래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지난 9일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A위원은 "정부에서는 LTV(담보인정비율), DTI의 규제 비율을 다시 낮출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국제기구는 우리나라의 DTI 규제 비율을 다른 나라 수준에 견줘 30∼50%까지 점진적으로 하향조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DTI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관리돼야 할 부분으로 생각하지만, 앞으로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규제 비율을 환원하는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14년 8월 주택담보대출에서 LTV 규제 기준을 70%로, DTI 기준을 60%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DTI는 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이전에는 수도권 내 지역에 따라 50~65%가 차등 적용됐었다.

당초 LTV와 DTI 완화 조치는 1년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장돼 내년 7월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금통위에서는 자영업자 대출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A위원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높고 부동산에 대한 담보 의존도도 높은 만큼 LTV 규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위원도 "개인사업자 대출은 고신용등급 및 담보 대출 비중이 높고 연체율도 낮아 당장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지난 몇년 동안 빠른 증가세를 보여왔다"며 소규모 영세자영업자를 비롯한 차주의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C위원은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국가채무비율보다 크게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정부부채보다 가계부채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또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효과가 약화된 반면,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른 세수 증대, 정부의 이자부담 완화 등으로 재정여력은 확대되고 있다"며 "경기 안정화 차원에서 재정정책기조가 확장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련부서는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등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재정이 매우 건전한 국가로 손꼽히는 만큼 재정의 확장적 운용이 재정건전성을 훼손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한 이유로 가계부채 문제와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꼽았다.

D위원은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시 한·미 시장금리의 움직임과 이에 따른 자본유출입 변화 등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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