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수도권만 타격..부동산 양극화 더 심해진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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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부동산도 지역별로 ‘양극화’가 더 심화할 조짐이다. 전문가들이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의 둔화를 예상하는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타격이 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가뜩이나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이 양극화만 키울 미봉책이라는 평가가 많아 더 우려스럽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분양시장 과열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비해 부처간 비상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지만 양극화까지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 절반 “하반기 주택시장 둔화할 것”
2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달 17일~지난 9일 전국의 94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물은 결과 ‘다소 둔화’와 ‘둔화’ 응답 비중이 각각 41.5%, 2.4%였다. 하반기 주택시장이 상반기보다 꺾일 것으로 보는 전망이 절반에 가까운 것이다. ‘보합’ 전망도 42.5%로 많았다. ‘다소 개선’과 ‘개선’ 응답은 각각 10.8%, 2.8%에 그쳤다.
주택 가격 전망도 비슷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 가격 상승률은 0.1%에 불과했다. 지난 2013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하반기도 1% 상승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0~1% 상승 전망이 전체의 42.0%로 가장 높았다. 1~3% 전망은 14.8%였다. 0~-1%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본 비중 27.5%였다.
전월세 가격 역시 0~1% 오를 것이란 예상이 39.8%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 31.2%는 0~-1% 내릴 것으로 봤다. 신규 분양 역시 0~1% 늘 것이란 예상이 44.0%로 가장 많았다.
주택거래량도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주택거래량은 46만8000건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상반기 61만1000건, 하반기58만3000건) 대비 감소했는데, 하반기 때는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감소’를 예상한 전문가는 51.1%로 절반을 넘었다.
◇10명 중 7명 “하반기 지방 주택시장 침체”
다만 더 주목할 점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다. 시장 전체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와중에 나타나는 양극화여서 지방의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
전문가 63.0%는 하반기 지방의 주택시장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둔화’(4.4%) 전망까지 합하면 67.4%다. 10명 중 7명은 지방의 주택시장은 더 침체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다소 개선’ 전망은 고작 8.5%였다.
반면 수도권 시장의 경우 ‘다소 둔화’ 전망은 2.9%에 그쳤고 ‘둔화’ 예상은 아예 없었다. 오히려 ‘개선’(4.9%) ‘다소 개선’(16.2%) 등 20% 가까운 전문가들이 추가 성장을 예상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둔화 전망은 오롯이 지방의 타격에 기인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경남과 울산 지역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경남은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경기의 부진과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호남권 역시 미분양주택 증가 영향 등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호남권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말 3570호에서 지난 6월 말 5598호로 56.8% 급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중반 정점을 찍은 후 후퇴기를 거쳐 수축기에 접어든 상태라고 분석한 적이 있다.
수도권은 다르다. 벌써 이번 대책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하반기 재건축 시장의 가격 상승을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 중 11.2%는 0~1%, 46.2%는 1~3%, 27.1%는 3% 이상 각각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하락을 점친 이는 15.1%에 불과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기업 구조조정 업종이 밀집한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경착륙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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