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권교체기 집값 상승세 꺾일 듯"
정권교체기인 내년에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구도심 주택 가격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으로 오히려 오를 것이라고 금융권에서는 예상했다.
26일 KB투자증권은 “과거 정권교체 시점마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급락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김대중정부에서 노무현정부로 교체되던 2002년에는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이 꺾이면서 매매가 오름세도 둔화됐다. 노무현정부 중후반에는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뛰었지만 다시 정권교체기인 2007년 후반부터 이듬해까지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폭이 좁아졌다. 이명박정부에서 박근혜정부로 넘어가던 2012년에도 마찬가지였다.
KB투자증권 김세련 애널리스트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택 소유 심리가 지속되고 있고 임대주택 공급도 부족해 실수요자 주도의 부동산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신규 주택 택지 공급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기존 택지 지가가 오르면서 구도심 주택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택지공급 감소로 부족해지는 32만 가구의 주택을 매년 공급하려면 구도심 재생사업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가계빚을 줄이려는 정부 정책이 오히려 기존 주택 가격을 올리는 모순은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유지하려는 목표를 함께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줄이려면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다소 과열돼 있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는데 실질적인 대책은 없었다”며 “소득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자산가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면서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이 부동산 시장을 겨냥하기보다 소득을 늘리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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