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명태균의 '진짜 고객'… 입증할 카톡 나왔다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하 홍준표 후보)이 일명 '명태균 여론조사'와 자신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측근들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명태균 여론조사'의 실제 의뢰자가 홍 후보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명태균PC'를 입수해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홍준표 양아들'로 불리는 홍 후보 측근의 카카오톡에서, 명 씨가 2021년에 진행한 '홍준표 복당' 관련 여론조사 진행 과정에 홍 후보가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뉴스타파는 홍 후보가 측근들로부터 '명태균 여론조사'를 공짜로 제공받으며 정치자금법 을 위반한 의혹을 최초 보도했다. (관련 기사: "계좌번호 좀 내주이소"... 홍준표 최측근이 여론조사비 대납 / https://newstapa.org/article/9VIWE)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측근들이 알아서 진행한 일일뿐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명태균 여론조사'의 실제 의뢰인, 즉 '진짜 고객'이 홍 후보였음을 강하게 의심하게 하는 카톡 대화 내용이 발견된 것이다.
뉴스타파, 명태균PC에서 '홍준표 양아들' ↔ 명태균 카카오톡 복원
홍준표 후보 아들의 친구이자 '홍준표 양아들'로도 불린다는 측근 최 모 씨. 뉴스타파가 입수한 '명태균PC'에서 명 씨와 최 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나왔다.
2021년 5월 8일, 최 씨는 명 씨에게 카톡을 보낸다. 당시 무소속 의원이던 홍 후보의 국민의힘 복당에 사람들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내용이다.
명 씨는 곧바로 여론조사 설문지 초안을 최 씨에게 전송했다. 그런데 최 씨의 답변이 좀 이상했다.

"오번은 빼고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구요"
"하시더라구요". 최 씨가 자신보다 높은 지위의 누군가에게 여론조사 질문지를 전달·보고한 결과, 5번, 즉 다섯번째 문항은 빼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명 씨가 설문지를 수정해 다시 전송했다. 그러자 최 씨는 또 이렇게 얘기한다.

"명사장님 65프로에 가깝게는 나와야한데(대)"
"나와야 한대". 이번에도 누군가 자신에게 한 지시를 전달하고 있다.
"하시더라구요", "나와야 한대". 모두 '명태균 여론조사'의 진짜 의뢰자가 최 씨 말고 따로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① 홍준표 = '명태균 여론조사'의 직접 수혜자
숨겨진 '진짜 고객'. 최 씨와 명 씨의 카카오톡 대화에 그 단서가 담겨 있었다.
최 씨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날은 '2021년 5월 8일 토요일'. 최 씨는 이틀 뒤인 '2021년 5월 10일 월요일' 오전까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명 씨를 재촉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국회 기자회견장 예약 일정표를 올렸다. 맨 마지막줄. 당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기자회견이 '2021년 5월 10일 월요일' 오전 11시 40분으로 잡혀 있다.

이날 최 씨가 명 씨에게 이 같은 카톡을 보낸 건, 홍 후보가 기자회견 때 명태균 여론조사를 활용해야 하니, 기자회견 전에 여론조사 결과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정리된다.
즉 '명태균 여론조사'가 실제로 필요했던 사람. 최 씨가 아닌, 홍준표 후보였다.
② 홍준표 = '명태균 여론조사'의 수혜자
여론조사는 홍 후보의 기자회견 하루 전인 '2021년 5월 9일 일요일' 오전에 마무리됐다. 명 씨가 최 씨에게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냈다. 최 씨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명태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홍 전 시장 복당에 찬성하는 여론이 64.7%, 약 65%로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명태균 여론조사’의 수혜자는 최 씨가 아니라 홍 후보였다.

③ '명태균 여론조사' 활용해 기자회견
다음 날인 '2021년 5월 10일 월요일' 오전, 홍 후보는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복당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복당의 근거로 홍 전 시장이 내세운 것. 다름 아닌 '명태균 여론조사'였다.
무엇보다도 당원과 국민들의 복당 신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이젠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내 여론조사('명태균 여론조사')를 보니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4.7%가 찬성한다. 그리고 즉시 복당도 64% 정도 된다. 그 이야기 나오는 걸 보고 2017년도에 7월에 당 대표 선거 때 제가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받은 취지가 65.7%입니다. 그때하고 지금하고 거의 유사하게 찬성률이 나왔다. 그것은 빨리 복당을 하라는 그런 요구로 저는 받아들입니다.
- 홍준표 당시 무소속 국회의원(2021.5.10.)
뉴스타파 취재를 종합하면 ▲명태균 여론조사를 필요로 했던 것도 ▲그 결과로 수혜를 입은 것도 ▲기자회견 때 이를 활용한 것도, 모두 홍준표 후보였다. 최 씨가 스스로 필요해서 거액을 들여 여론조사를 했을 이유도 없다.
홍준표, 정치자금법·뇌물죄 위반 의혹
당시 여론조사 비용은 홍 후보가 아닌 최 씨가 냈다. 2021년 5월 8일, 여론조사 의뢰 직후 최 씨는 지인 박모 씨로 하여금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450만 원을 입금하게 했다. 이 같은 최 씨의 조사비 대납은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때까지 계속됐다.
최 씨가 '차명 입금' 방식으로 대납한 비용은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12차례, 4,370만 원에 이른다.

이번 취재를 정리하면 ▲'명태균 여론조사'의 진짜 의뢰자가 홍 전 시장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매우 구체적인 정황이 처음 드러났다 ▲그런데 여론조사의 비용은 홍 후보가 아닌 최 씨가 냈다. ▲홍 후보 입장에선 공짜 여론조사를 수수한 셈이 된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이에 더해 ▲최 씨는 지난해 대구시 공무원이 됐고, ▲여론조사비를 직접 이체한 박 씨도 홍준표 시장 당선 직후에 대구시 공무원이 됐다. ▲명태균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은 대가로 이뤄진 채용이라면 수뢰후부정처사, 즉 뇌물죄가 된다.
검찰은 이처럼 홍준표 후보의 범죄 혐의를 가리키는 증거 자료를 진작에 확보했다. 그러고도 직접 수사를 하지 않은 채, 홍 후보 관련 사건을 대구경찰청에 넘기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뉴스타파는 최 씨의 반론을 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최 씨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홍 후보에게도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반론도 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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