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규제 후 서울 '알짜단지'에만 돈 몰렸다"
청약미달 단지 2010년 56.91%→2015년 15.90% '대폭 줄어'
"집단대출 규제…서울 vs 경기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집단대출 규제 이후 수도권 내 분양단지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에 넘치는 유동자금이 규제가 시작된 이후 서울의 알짜단지에만 쏠리면서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미달,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수도권 청약 미달단지 비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 과거(2010년~2013년)에는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평균 53%가 청약마감에 실패했지만 최근3년(2014년~2016년)동안은 평균 81%가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 누적 수도권 내 청약 미달단지는 전체 130곳 중 24곳으로, 비율은 18.46%로 나타났다. 수도권 청약 미달단지 비율은 2010년 56.91%, 2011년 60.61%, 2012년 48.24%, 2013년 46.09%로 절반 수준의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 25.50%, 2015년 15.90%로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분양시장으로 투자수요가 쏠리며 우호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 규제완화와 저금리 효과가 맞물리면서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에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수도권에서도 서울의 미달단지 감소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2010년 서울에서 47개 단지가 분양했지만 19개 단지의 청약이 미달됐다. 반면 지난해에는 50개 단지 중 단 2곳만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23개 분양 단지 중 2개 단지만 청약 미달로 기록됐다. 강서구 마곡지구 이후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중심으로만 신규물량이 분양되면서 수요 대비 일반공급이 적은 게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신도시나 공공택지 중심으로 분양되는 경기도 일대는 미달단지 비율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올해 청약 미달된 전체 24개 단지 중 21곳이 경기도에 위치했다. 특히 단기간 공급이 크게 늘었던 경기도 용인과 화성, 평택, 안성 등에서는 청약미달 단지와 미분양주택이 동반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경기지역에 대한 공급이 택지지구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전체 가구가 일반에 모두 분양돼 수요대비 공급이 많아서다.
시장에서는 일단 분양시장의 청약미달 비율이 대폭 줄어든 것은 규제완화와 저금리의 시너지 효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4.1대책을 통해 공공분양 물량의 축소방침을 발표했고 이후 분양가 상한제 신축운영 및 폐지, 신도시(택지지구) 신규개발 제한, 주택담보대출(LTV, DTI) 규제완화, 청약통장 간소화 및 청약 1순위 요건 기간단축 등 민간 분양시장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대책들을 쏟아냈다. 게다가 2013년 4월 연 2.75% 수준이던 기준금리가 현재는 역대 최저인 연 1.25%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저금리와 더불어 정부의 규제완화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시중의 유휴자금이 분양시장으로 과도하게 쏠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가 도입된 이후 수도권 청약시장의 단지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는 모양새다. 상반기에는 대출규제가 덜한 분양시장에 청약수요가 다수 유입됐지만,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 이후에는 입지환경이나 분양가 매력이 높은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만 청약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윤 책임연구원은 "수도권 청약시장의 단지별 양극화는 경기도 일부의 국지적인 공급과잉을 유발해 2017년~2018년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와 더불어 준공 후 미분양주택(악성 미분양)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청약 수요자들은 미분양주택 통계를 참고해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지역(미분양이 3개월 이상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지역)에 대해서는 청약 접수 판단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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