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 '춘래불사춘' ..소비↓·저축률↑

자료제공=유진투자증권

지난달의 미국 저축률이 2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는 크게 늘지 않아 연준의 금리 정상화 시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저축률이 지난달 5.8%로,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저축률은 2012년 말 10.5%에 달했다. 지난 1월은 5.5%였다. 저축 규모는 지난달 7686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399억 달러 증가했다.

소득 증가율은 지난달 0.4%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는 2월에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0.2%)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0.2% 감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의 이상 혹한과 달러 강세, 그리고 미국 서부 항만 태업에 유럽과 아시아의 수요 위축이 겹쳐 성장이 주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특수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슨은 "혹한 탓에 실질 소비가 위축됐지만, 지난해만큼 나쁘지는 않다"면서 "봄이 되면서 (소비가) 전반적으로 되살아나는 모습이 완연하다"고 말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30일 발표한 주택 거래 지표도 지난달 3.1% 상승해, 2013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인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 역시 나오고 있다. 리젼스 파이낸셜의 리처드 무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앞서 몇 년은 '내일은 없다'는 식으로 소비가 많았지만, 이제는 '내일은 있다'며 저축하는 추세가 완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침체 직전 저축률이 1.9%까지 떨어졌음을 상기시켰다. 무디는 또한 "기온이 올라간다고 해서 당장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과 2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 부진은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분기비 연율 1%에 그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면서도 "소비여건의 양호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2분기부터는 재차 3% 내외 성장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미국 경제의 골디럭스형 성장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가 지적했듯이 올해 중반 금리 인상에 나서나 온건한 기조를 보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