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4년 증시 결산

김창규 2014. 12. 3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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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지난해 국내 증시 성적표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는 1915.59로 한해를 마쳤다. 2013년 폐장일(2011.34)보다 4.76%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일년간 지루하다고 할 정도로 박스권에서만 맴돌았다. 조금 상승하는 분위기다 싶으면 다시 악재가 돌출해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상반기 지리멸렬했던 코스피는 하반기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다. 정부의 기업에 대한 배당ㆍ투자 확대 유도, 부동산 규제 완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7월엔 2093선까지 오르며 2100선 탈환 초읽기에 들어가는 듯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박스권에서만 머물던 코스피의 대세 상승이 시작됐다는 기대감까지 피어올랐다.

하지만 국회 공전으로 경기부양 관련법 통과가 지연됐고, 일본의 엔화 약세로 국내 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졌다. 시장에서는 "법 집행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국내 기업 실적 부진, 유럽 경기 둔화, 유가 하락에 따른 러시아ㆍ브라질 등의 경제 불안까지 겹치며 코스피는 미끄러지길 거듭했다. 결국 12월 한때 1880선까지 떨어지며 1900선을 방어하는데 급급해야 했다.

이와 달리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은 기업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과 상하이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실시로 중국증시는 50% 가량 상승했고 일본도 시장에 돈을 푸는 '아베노믹스' 정책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이 때문에 한국(코스피 기준)은 지난해 G20 국가 가운데 증시 상승률이 꼴찌에서 두 번째(19위)에 머물렀다. 아르헨티나가 56.6%로 1위에 올랐고 중국(49.7%), 인도(29.4%), 터키(24.0%), 인도네시아(21.1%), 일본(8.8%), 미국(8.8%) 등 순이었다.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위기로 증시가 44.9% 급락한 러시아가 꼴찌였다.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흔들린 대형주의 빈자리를 외풍에 덜 흔들리는 중소형주가 메웠다. 코스피에서 대형주가 7.2% 하락했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2.5%, 21.2% 올랐다. 코스닥은 540선을 넘으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정유, 화학, 조선, 중공업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미포조선, OCI, 삼성테크윈, 현대중공업 등은 수익률이 -40~-60%였다. 지난해 가장 많이 상승한 업종은 '비금속광물'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순위는 섬유의복(46.0%), 운수창고(25.0%), 통신업(17.4%), 전기가스(13.6%), 음식료품(9.8%) 등 생활필수품 관련 종목이 차지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대형주의 연이은 상장 덕에 시가총액은 지난해보다 6조원 오른 1192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도 2009만7000여개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계좌는 2012년 10월을 기점으로 내내 2000만개를 밑돌다 지난해 11월 28일 2년여만에 2000만개을 넘어섰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 동안 한차례 이상 거래한 증권계좌를 뜻한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4조800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과 개인은 각각 7000억원, 2조8000억원 순매도했다.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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