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마지막 한 방?.."주택 규제 사실상 다 풀었다"

김현주 2014. 9. 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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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일 내놓은 '9.1 부동산대책'은 주택시장 회복을 토대로 내수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이번 대책은 강도나 규모에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며 정부가 작심하고 내놓은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책은 이런 판단 위에서 매매 시장의 경우 신규 분양뿐 아니라 기존 주택 거래도 활기를 띠게 하고 전월세 시장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유도 등으로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겨냥해 마련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의 인구구조 변화에 부응해 대규모 신도시 개발 정책을 중단하고 기존 도시의 재생, 소규모 개발 쪽을 지원한다는 정책 방향도 담겨 있다.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는 이런 변화를 상징하는 결정이다. 분당과 일산에서부터 판교와 동탄 신도시에 이르기까지 30년 이상 이 법이 대규모 주택 공급의 수단이 돼왔기 때문이다.

9.1 대책은 재개발·재건축 등 재정비 사업의 활성화와 청약제도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 등을 담았다. 특히 재건축 연한 완화나 재개발 때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 완화 등은 시장으로선 반길 만한 조치들이다.

◆ 강남 재건축, 직접적인 수혜 입을 듯

반면 재정비 사업 활성화가 '공급 조절'이란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시장 환경을 만들면서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목표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주택 청약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조치들도 공급 조절 기조와 어긋나는 정책 방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 규제 완화는 서울 강남이 가장 큰 수혜 단지란 점에서 결국 '강남 특혜'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재건축 단지가 강남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강남만큼 사업성이 좋은 곳이 없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이 가장 크게 직접적으로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 완화가 임대주택 공급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소한의 의무건설 비율(하한선)을 없애 한 채도 짓지 않아도 되도록 바뀌기 때문이다.

◆ 주택거래 활성화, 심리 개선 효과 빠르게 나타날 전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날 추가 대책을 내놓으며 주택경기 부양 의지를 확실히 시장에 각인시켰다면서 주택거래 활성화와 심리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꺼내 들 수 있는 강력한 카드는 거의 다 꺼낸 것 같다"며 "이번엔 국회 입법을 거치지 않아도 시행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되고 심리 개선 효과와 함께 거래 증가, 가격 상승 등 지표 변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회의 후속 입법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정부 대책 발표가 제대로 탄력을 받으려면 국회에서 후속 입법이 늦어지지 않고 제때 신속히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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