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이민제, 주택도 넣어달라"
건설업계·국토부 간담회…양도세 중과 폐지 등 시급 처리 주장
[ 이현진 / 김보형 기자 ]
건설·주택업계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건설업계의 불안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며 지원 대책을 호소했다. 이를 위해 외국인들의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에 미분양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을 포함해 주택시장 거래를 활성화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관련 법안을 빨리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주택·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정책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
박창민 한국주택협회장은 "경제 살리기의 핵심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내수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 부동산시장 정상화에 달려 있다"며 "외국인 부동산투자이민제도에 주택을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콘도나 휴양용 펜션에만 한정돼 있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의 투자상품에 주택을 포함하면 수도권에 몰려 있는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필요성을 지적한다. 이영진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은 "외국 부유층의 국내 거주가 본격화되면 내수 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국내 주요 대도시까지 투자이민 지역을 확대하고, 주택도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중한 반응이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영주권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법무부와 협의해야 한다"며 "제도의 취지도 살펴야 하고 걸려 있는 사항이 많아 쉽게 도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 역시 "국토부와 상의해볼 수는 있지만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답했다.
부동산 관련 핵심 법안이 국회에 장기간 묶여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과 함께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은 "민간·공공 건설시장 회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부동산 관련 개정법안들이 국회에서 막히는 바람에 시장 침체가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충재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취득세 영구 인하, 분양가 상한제 신축 운영 등은 무조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이달 말로 종료되는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 후유증으로 내년 초 주택거래절벽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요구에 서 장관은 "지난 3일 후속조치를 발표하며 긍정적 반응이 있었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 핵심법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건설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현진/김보형 기자 apple@hankyung.com
■ 부동산투자이민제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 자격(F-2)을 주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F-5)을 허용하는 제도다.
제주와 강원 평창 알펜시아지역, 전남 여수 대경도관광단지, 인천 영종지구 등 4곳에 적용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 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투자 대상이 콘도와 펜션 등 휴양 목적 체류시설로만 한정돼 있어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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