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수도권아파트 한곳은 '대박' 다른덴 '쪽박'

2013. 10. 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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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평형·급매물만 인기, 중대형 여전히 찬바람

주부 나모씨는 같은 동네 사람끼리 한 달에 한 번씩 친목 모임을 가진다. 최근 친목 모임은 '아파트 값'이 화제였다. 지금 집을 살 것인가 아니면 더 지켜볼 것인가 등등. 그런데 주부들의 반응은 8.28 부동산대책 발표 전과 확실히 달랐다. 전에는 정부 대책이 쏟아져도 "집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 집 살 시기가 아니다. 전세도 좋다"는 등 대부분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이날 모임에서 주부들은 주택 매매에 관심을 보였다. 이유는 전세값이 너무 오른 때문. 여기에 취득세 감면 등 정부 대책이 맞물려 매입을 저울질하는 쪽으로 바뀐 것. 일선 부동산중개업소의 반응은 어떨까. 주택시장에 정말 훈풍이 불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 여러 곳을 현장 답사했다.

10월15일부터 18일 사이 서울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여러 곳을 다녀본 결과 몇 가지 공통점이 확인됐다. 첫째 소형 평형대 위주로 거래가 늘었으나 중대형은 여전히 찬바람만 불고 있다는 것. 둘째 실수요자 중 일부는 전세를 찾다가 구하지 못해 대출을 안고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모씨는 "매매가 요즘 조금 늘었다. 주로 전용면적 84㎡ 이하의 소형 평형이나 빌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중대형의 경우는 여전히 거래가 없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80% 정도로 오르다 보니 전세를 찾다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4억 원에서 3억 원 전후의 물건을 많이 찾고 있다. 구입자 대부분들이 생애 최초 대출자들이다. 근처 마곡지구의 영향으로 매매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내발산동 뿐만 아니라 동작구 상도동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도 전셋집을 발품 팔던 일부 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하고 있었다. 상도동 공인중개사 명모씨는 "기존 전세금에 생애최초 대출을 이용해 소형평형에서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8.28 대책이 수요자를 확실하게 끌어 들이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남의 경우는 강북보다 거래 건수가 훨씬 적었다. 서초동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소형 평형 위주로 문의는 오는데 실제 거래는 없는 편이다. 전세가 품귀현상을 빚다보니 월세 아파트를 찾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전세난으로 인해 미분양 아파트들이 상당부분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라지역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청라IC가 개통되고 M버스가 운행되면서 거래가 늘고 있다. 주로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청라지구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은 다 소화됐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회사 보유 미분양분도 거의 매매됐다. 그동안 꿈쩍 않던 중대형아파트도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매매가 살아나자 집 주인들이 매매가를 소폭 인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또 다른 신도시 송도지구의 경우는 단지별 차이는 있지만 추석 이후 매매거래가 좀 늘었다. 송도지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매매가 이뤄진 것은 주로 급매물로 전용면적 84㎡ 이하가 대부분. 한 공인중개사는 "실수요자와 집주인 사이에 눈치작전이 심한 편이다. 급매물이 빠지다 보니 주인들이 매매가를 올렸다. 반면 매입자들은 저가 매물과 소형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지구 역시 미분양이 많이 소진된 편이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송도로 입주를 시작하면서 수요가 증가한 때문으로 보인다.

남양주 별내지구의 경우도 매매가 미미하게나마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수요자들은 대부분 전세난으로 서울에서 밀려 온 세입자들이다. 별내지구의 경우 서울과 접근이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그렇긴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저렴한 가격대의 물건에만 관심을 가져 소형평형과 급매물의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시세보다 10% 낮은 가격으로 내 놓으면 빠르게 거래가 이뤄진다고 부동산 관계자는 말한다.

별내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실수요자의 경우, 당장 입주할 소형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 그런데 물건이 나와 있어도 전세 계약 만기 등의 문제로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중개사는 또 "건설사가 보유하고 있는 미분양 물량의 경우 할인분양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세난을 견디다 못한 실수요자들이 구입하려고 찾아오지만 가격대가 맞지 않으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거래는 활발한 편이 못 된다는 설명이다.

수원 남부의 광교 신도시. 광교신도시는 모든 평형대의 아파트에서 문의가 많이 오는 편이다.광교 신도시 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는"서울과 수원에서 문의가 많이 오는 편이다. 소형 뿐 아니라 중대형아파트의 거래도 제법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의 반응도 비슷했다. "84㎡에서 132㎡까지 골고루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으로 인한 교통 호재로 투자 가치가 있을 거로 보고 문의가 많이 온다. 아파트 외에 상가, 오피스텔에 대한 문의도 오고 실제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포한강신도시는 매매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한강신도시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지 않다 보니 8.28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 한강신도시의 경우 일부 건설사들이 할인 분양을 통해 소형 평형에서 그나마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윤정 기자dbswjd7@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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