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대책 열흘]"전세난에 싼집 찾자" 경매법정 '북적'

2013. 9. 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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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형 아파트를 낙찰받으려는 응찰자가 많이 늘었어요.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대책으로 대출 금리는 낮아지니 경매로 눈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서울중앙지법 입찰법정 앞 경매 컨설팅회사 직원)

취득세 감면 혜택이 지난 6월 말을 기점으로 중단된 후 주춤했던 경매 열기가 이달 들어 다시 지펴지고 있다.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었는데도 해갈이 요원한 전세가뭄과 잇따라 발표되는 정부의 매매 유인책이 불쏘시개가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난, 경매로 저렴하게 낙찰 꿈꾼다

지난 5일 찾은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제4별관 앞은 경매 응찰자 뿐만 아니라 전단이나 경매정보지, 법률사무소 명함을 나눠주는 경매업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입찰법정을 찾은 이들의 대다수는 40~50대로 보였지만 20~30대 젊은층과 60대 이상 응찰자도 눈에 띄었다.

개찰이 시작된 오전 11시 10분께 법정 안에 마련된 좌석 210석 대부분이 차자 자리를 미처 찾지 못한 참여자 10여명은 서서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이날 실수요가 목적인 사람들이 법정을 많이 찾은 것으로 보였다. 60대 김모씨는 "아들이 내년 봄쯤 결혼할 예정인데 전셋집을 찾기 어렵다고 해서 경매로 아파트를 낙찰받아볼까 하고 수시로 경매법정을 찾는다"며 "입찰 최저가가 낮은데다 입지가 좋고 대단지에 중소형일 경우 응찰자가 갑자기 많이 몰리기도 해 쉽게 낙찰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아파트 뿐 아니라 상가를 찾는 실수요자도 있었다. 경매법정에 처음 와봤다는 40대 최모씨는 "현재 학원을 운영중인데 경매시장에 나오는 상가가 감정가보다 상당히 저렴한 것 같아 입찰을 해보려 한다"며 "낙찰받으면 세를 내는 이곳 대신 그곳으로 학원을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8.28 이후 경매시장 '온풍'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자리잡고 있었다. 전날 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한 응찰자는 "대구나 수원 등지의 입찰법정도 종종 찾고 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중소형 아파트나 빌라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대구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면서 대구 경매시장이 싸게 낙찰받으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구 낙찰가율이 크게 올라 중개업소 급매물이 더 저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매붐을 타고 교육생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전단을 나눠주던 한 사설업체 직원은 "경매 강사들과 교육생들이 정말 많이 오고 있다"며 "오늘 모인 사람의 반은 교육생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매학원에서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는 40대 여성 3명은 "법정에 온 게 두번째"라며 "아직은 교육받는 중이어서 뭘 응찰할지 초점을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법정 한켠에서는 강사들이 수강생을 앉혀놓고 입찰계획서 작성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날 가장 인기 있던 물건은 서울 평창동의 아파트(전용 84.99㎡)로, 모두 12명이 참여해 감정가 3억6000만원의 95.1%인 3억4232만원에 낙찰됐다. 다음은 9명이 몰린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전용 134.9 ㎡)로, 감정가 20억원의 78.9%인 15억7888만원에 낙찰됐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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