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사업 파산 위기, 국민연금도 투자금 날릴 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이 사업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도 처지가 곤란해졌다. 이 사업에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자금만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KB 웰리안엔피 사모 부동산 투자회사 제1호' 펀드를 통해 드림허브에 1000억원(지분 10.00%)을 투자했다. 드림허브는 용산 개발사업의 시행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맵스 프런티어 부동산 사모 투자회사 23호'를 통해 490억원(4.90%)의 자금을 투입했다.
사모로 구성된 이 펀드들은 국민연금이 주요 투자자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8년 3월 위탁운용사인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를 통해 각각 1000억원과 250억원 등 총 1250억원을 용산개발에 투자했다.
하지만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이면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관 중에서는 푸르덴셜부동산투자(ASPF II Meguro TK GmbH)도 770억원(7.70%), 삼성생명도 300억원(3.00%)씩 투자했다. 우리은행과 삼성화재도 각각 지분 2.00%, 0.95%씩 보유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이번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출자사들이 쏟아부은 자금도 허공에 날릴 처지에 놓였다. 드림허브가 완전 자본잠식에 들어가 출자사들은 투자금액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출자사들을 비롯해 잇딴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드림허브가 코레일에 땅값으로 지불한 2조4000억원을 돌려받는다 해도 미지급 용역비 등을 처리하면 출자사가 상환받을 수 있는 자금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사모펀드가 곧바로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운용사들이 무조건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조건을 내세우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모펀드가 청산되기 앞서 중장기 조건을 내세우거나 새로운 협상 카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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