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좌초위기에 수도권 부동산 시장 '휘청'
입주물량+미분양주택에 공급과잉 우려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좌초위기에 처하면서 불똥이 주변 부동산시장으로 튀었다. 대형호재로 급등한 집값이 개발중단이라는 악재를 만나 폭락사태를 빚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용산 뿐 아니라 검단신도시 등 부동산 경기침체로 개발이 중단되거나, 연기된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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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1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주변 주택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용산개발은 몇년 전만 해도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개발호재였지만 지금은 대형 폭탄으로 전락했다. 이곳 사업이 무산되면 용산역세권 개발에 속한 서부이촌동 집값이 폭락해 보상을 기대하고 대출을 받은 상당수 주민들의 집이 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이촌동 G중개업소 관계자는 "서부이촌동 아파트는 용산역세권개발로 묶이면서 6년 동안 거래 등이 제한돼 자급압박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경매시장에 집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가 없다 보니 시세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경매시장에 나온 이촌동 아파트는 2007년 28건에서 지난해 113건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역시 같은 기간 87.12%에서 66.83%로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때문이다.
집값 하락도 가파르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용산구는 용산개발 지연 영향으로 지난주 0.4% 내려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0.9% 하락해 서울 평균(-0.6%)을 웃돌았다. 집값 하락은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용산개발 영향권 밖인 동부이촌동에 있는 한강맨션 전용면적 89㎡는 10억원대로 1년 전보다 2억원가량 하락했다.
인천에서는 최근 서구 검단신도시 2지구가 신도시 지정 3년 만에 지정이 취소되면서 주변 주택시장에 불똥이 튀었다. 서구 마전·불로·대곡동 일대 694만㎡ 부지에 총 4조4000여억원을 투입해 2016년까지 주택 2만1200가구를 짓기로 계획돼 있었지만 2지구 사업이 취소되면서 사업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인근 H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계획된 인프라 시설들이 모두 취소됐다"며 "집값이 싸다고 해서 쉽게 집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역시 각종 개발사업이 무산되면서 집값은 분양가 대비 평균 20~30%가량 하락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거래된 주택은 단 1건에 불과하다.
수도권 2기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등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입주물량도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3만3784가구)와 함께 주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의정부 지역 아파트 가격은 올해 주변 남양주 별내지구 입주 영향으로 1.3% 하락해 낙폭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 남양주는 지난 2010년 1만1595가구를 시작으로 연평균 7600여가구가 새로 입주하고 있다. 내년엔 1만여 가구가 입주한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각종 개발사업이 무산된 데다 주택중에서도 중대형 초과 공급현상이 심해 집값 하락·공급과잉 현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 정책 역시 가격 안정이 아니라 거래활성화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kdw128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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