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건축 더 깐깐하게..2천가구 이상 최장1년 승인연기 가능

2012. 4. 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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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뉴타운 출구전략 ◆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서울시내에서 2000가구를 넘는 재건축ㆍ재개발 구역은 구청장과 시장 판단에 따라 최대 1년까지 사업인가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소형평형 의무비율 확대 등으로 가뜩이나 재건축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서울시가 시기 조정을 빌미로 승인을 더 까다롭게 하면 시장이 더욱 위축될지 모른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재건축 또는 재개발 조합을 설립할 때는 주민 등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거꾸로 기존 조합을 해산하고 사업을 폐기할 땐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만 얻으면 돼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발 반대론자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다.

19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 조례안은 시민 토론회 등을 거쳐 이르면 7월부터 공포ㆍ시행된다. 예고안에 따르면 뉴타운ㆍ재개발 구역 내 가구 수가 2000가구를 초과하거나, 멸실가구가 해당 자치구 전체 가구 수(멸실분 제외)의 1%를 초과할 경우 구청장은 시기조정 의견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 서울시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인근 재건축ㆍ재개발 단지에서 무더기로 이주 철거가 시작되면 전세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은 심의일 전후 6개월간 해당 자치구와 인접 자치구를 포함한 멸실가구가 신규 공급량의 30%를 웃돌거나 2000가구를 초과하면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대 1년간 사업시행ㆍ관리처분인가 시기를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을 근거로 대규모 정비 사업에 부정적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개발 승인을 더욱 깐깐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업계에서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원래 구청장이 갖고 있던 사업시행ㆍ관리처분 인가권 가운데 일부를 사실상 시장이 갖게 된 셈"이라며 "요즘 서울시 방침을 볼 때 새로운 규제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명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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