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악의 경우 9호선 사업자 지정 취소"

[오마이뉴스 홍현진 기자]서울메트로9호선(주)(이하 9호선 주식회사)이 서울시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오는 6월 16일부터 기본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는 공고문을 게시한 것과 관련 서울시가 "최악의 경우, 9호선 사업자 지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앞서 지난 14일,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사업자인 9호선 주식회사는 교통카드 기준, 성인 요금을 현행 1050원에서 1550원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지하철 역사와 자사 홈페이지에 기습 공고했다. "운임 수입 및 운영비 부족에 따른 적자 확대가 지속되어 더 이상은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 9호선 주식회사의 입장이다.

"9호선, 협상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기습적으로 공고"

이에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13일에 공고문을 불법으로 부착하지 않도록 행정명령을 시달했는데 9호선 주식회사가 전혀 예고 없이 14일 게시물을 붙였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윤 본부장은 "요금인상을 강행할 경우 민간투자법에 따라 징역 1년 이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것인지, 행정질서법에 의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것인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또한 "서울시는 2005년 서울시와 9호선 주식회사 간에 체결된 실시협약 중 수익률이나 자본조달금리 등을 그동안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9호선 주식회사와 성실히 협의를 진행하여 적정수준의 요금인상 요인을 확인하고, 협의된 결과를 토대로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요금의 인상폭이나 시기, 재정지원방법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윤 본부장은 2005년 9호선 주식회사와의 실시협약 체결 당시 민간사업자들이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윤 본부장은 "수익률이나 조달금리가 현재 여건에서 볼 때 너무 과다하게 책정된 측면이 있어서 서울시에서는 그런 부분을 조정해보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했다"면서 "9호선 주식회사가 갑작스럽게 공고문을 붙인 것은 예전의 협약 내용을 근거로 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9호선 주식회사의 '누적 적자 1820억 원' 주장에 대해서도 윤 본부장은 "최소운임 수입보장규정(MRG)이 있기 때문에 적자가 나는 부분은 서울시에서 재정적으로 지원이 되고 있고, 지난해에도 292억 원을 보전해줬다"면서 "요금 때문에 적자가 나는 것은 아니다, 순수한 운영 수입은 오히려 흑자"라고 잘라 말했다. 윤 본부장은 "성실히 협의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인상요인이 무엇인지, 적자폭은 어느 정도인지, 요금 인상으로 인한 이윤은 얼마인지 등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9호선 주식회사는 "2009년 개통 직전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기존 1~8호선과 동일한 요금을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했을 뿐, 민간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운임을 결정하고 징수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면서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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