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부동산 대책 '약발 안받네'
12.7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전혀 듣지 않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거래 활성화를 타깃으로 했지만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대책보다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가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는 지난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경기지역이 각각 0.02%, 0.07%씩 떨어졌다고 4일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과천시가 0.28%로 가장 낙폭이 컸고, 서울 강남구(0.26%), 서초구(0.18%), 강동구(-0.11%) 순으로 뒤를 이었다.
12.7대책의 핵심은 강남3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해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게 하고 전매 제한은 완화해주는 것이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는 유예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시장 활성화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조치라고 분석했지만, 결과는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눈에 띄게 하락한 것이다.
단지별로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9㎡ 가격이 11억8000만~12억원으로 12.7대책 발표 전보다 2500만원 가량 내렸고, 대치동 은마 102㎡도 8억6000만~9억2000만원으로 1000만원 하락했다.
또 강동구 둔촌주공4단지 82㎡도 4500만원이 내린 6억1000만~6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4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의 1000가구 이상 재건축 단지 거래량은 188건으로 지난해 동기 295건에 비해 36% 감소했다.
부동산1번지는 서울시가 삼성동 홍실아파트의 종 상향과 반포 한양아파트의 용적률 상향 요청을 보류하는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종 상향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밝혀 향후 재건축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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