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건축 용적률↑..삶의 질 어디로
[한겨레] 도시 재정비 지침 개정해 용적률 최대 27%p 높여
아파트 81곳 등 사업성 혜택…주거환경 악화 우려
경기도가 뉴타운사업에 이어 재개발·재건축 같은 도시재정비사업 등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도시기반시설 확보 비율은 낮추되 용적률은 최대 27%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근본대책 없이 단순히 용적률을 높이는 것은 인구밀도 상승 등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화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23일 "재개발·재건축 주민의 부담을 덜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경기도 제1종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지침을 보면, 도시정비사업 때 기준 용적률 충족을 위한 기반시설 확보 비율을 기존 12%에서 10%로 2%포인트 줄였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용적률이 7%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다른 용적률 인센티브 조항도 추가됐다. 친환경 건축물(6%),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5%), 주민 휴식을 위해 개방된 공간인 공개공지 설치(1%)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12%까지 용적률을 올려준다. 아울러 60㎡ 이하 소형 분양주택 비율이 35% 이상이면 4∼8%까지 가산 용적률을 부여한다. 이밖에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평균 18층, 최고 23층 이하인 건축물 높이 규정을 없애고 용적률 완화를 위한 기부채납 대상을 공공시설부지 외에 학교시설부지도 추가해 용적률 완화 때 반영하도록 했다.
이번 지침이 개정되면, 경기도내 84곳의 재개발·재건축사업과 도시개발사업 25곳, 1종 지구단위계획에서 추진중인 아파트사업 81곳 등 모두 190곳이 용적률 상승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뉴타운 사업에 이어, 사업성이 떨어지는 각종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사업성을 높인다며 용적률 제고에만 목을 매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박완기 경기경실련 사무처장은 "경기도의 용적률 완화 방침은 적정한 삶의 질 보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타운은 물론 재개발·재건축의 문제는 무분별한 사업허용에다, 보금자리 주택과 공공택지개발 등이 몰리면서 주택 과잉공급이 주원인인데 이런 근본 원인에 대한 대책 없이 단순히 용적률을 높이는 것은 미래 도시관리에 부작용을 빚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상열 경기도 도시계획상임기획단장은 "주거환경이 악화되긴 하겠지만 미미할 것"이라며 "가구수가 증가하면 1인당 공원 면적을 3㎡ 더 확보해야 하고 학교나 도로 등도 늘어난 인구수만큼 재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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