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속도 가늠할 '첫마을' 분양에 시선 집중

2010. 10. 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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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LH, 새달 1582가구 분양…3.3㎡당 650만원대 예상

"값이 싸서 경쟁력"-"기반없어 청약부진" 전망 엇갈려

정부, 분양 독려 고심…공무원노조 "더 내려야" 요구

세종시에 청약 바람이 불까?

'원안이냐, 수정안이냐'에 대한 논란으로 조성이 늦어졌던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에 처음으로 아파트가 일반에 공급된다. 첫 임무를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 말 분양 공고에 이어 다음달 초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에 들어간다.

세종시의 첫 분양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세종시 건설 사업이 순항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제대로 분양되지 않으면 이미 터를 사놓은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커 가뜩이나 지연되고 있는 세종시 조성에 빨간불이 켜질 우려가 크다.

세종시의 분양 전망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엘에이치 쪽은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보다 훨씬 싸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650만원(전용 85㎡) 대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반시설 등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막상 뚜껑을 열면 입주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첫마을에서 6520가구 공급

엘에이치는 세종시 첫마을 시범단지 아파트 6520가구(분양 5158가구, 임대 1362가구)를 단계별로 공급한다. 이번의 첫 공급은 1단계로 2242가구 가운데 임대(660가구)를 제외한 분양 물량 1582가구다.

첫마을 아파트 청약은 지역제한이 없어 전국 어디서나 청약통장으로 신청 가능하지만 주요 대상은 이전하는 정부기관 공무원들이다. 정부가 세종시에 이전하는 정부기관을 변경 고시함에 따라 2012년부터 2014년까지 9부2처2청 등 36개 정부기관이 단계별로 세종시로 이전한다. 세종시로 이주하는 공무원은 2012년 411명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전체 1만452명에 이른다. 정부기관뿐 아니라 이전하는 국토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 세종시에 관심 있는 민간기관, 기업체 등을 포함하면 사업 초기단계에 세종시로 옮기는 기관이나 종사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엘에이치는 2012년부터 이주하는 공무원 등의 주택 수요에 맞춰 첫마을 아파트 6520가구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첫마을 1단계는 현재 공정 45%로 내년 9월 준공 예정이다. 2단계는 현재 공정 16%로 내년 상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다. 준공은 2012년 3월이다.

■ 분양가 650만원대 인기 끌까?

첫마을 1단계 분양주택 1582가구의 분양가는 20~25일 사이에 열릴 예정인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하지만 엘에이치는 첫 아파트 분양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인근 시세 이하로 결정할 예정이다. 3.3㎡당 평균 650만원이 정도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전 대상 공무원 노조 등에서 더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최종 분양가는 달라질 수도 있다.

세종시 입지 여건을 보면, 세종시는 8개 축의 도시접근도로를 통해 대전, 청주, 오송 등으로 신속하게 연결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안팎에 도달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또 환상형 대중교통 중심도로(BRT노선)를 통해 도시 안 전 지역을 20분 안팎에 이동할 수 있다.

이번에 분양하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는 10분 거리에 외국어고와 과학고가 있다. 단지 안에도 유치원 2곳,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이 입주에 맞춰 개교를 준비중이다. 아파트는 전 가구의 차량을 지하주차장에 배치해 지상에 차가 없고 쓰레기 집하장이 필요 없는 쾌적한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교육·주거환경 면에서는 전국의 어떤 새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모양새다.

엘에이치는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격이 싸고 입지 여건도 좋아 분양시장에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근인 대전 둔산동 아파트 가격이 3.3㎡당 1000만원대이고 세종시와 가까운 노은지구(3.3㎡당 800만원대), 도안새도시(3.3㎡당 807만원)에 견줘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세종시 아파트 분양가는 저렴한 편"이라며 "그러나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분양 대상인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그동안의 생활기반을 포기하고 이전하는 공무원들의 처지를 생각해 더 싸게 공급하는 방안을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에이치 관계자는 "공무원 등 이주자에게 아파트를 우선 분양하고, 건설청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해 학교, 교통, 상업시설 등 생활기반시설을 미리 마련하면 세종시 입주 예정자들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과 염려는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전기관 공무원의 세종시 아파트 분양을 독려하기 위해 양도·취득세 등 세금 감면과 금융지원, 이주비 지급 등 특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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