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 약발.. 버블세븐 집값 1조원 증발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집값 상승 진앙으로 꼽히는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시가총액이 한 달 만에 1조원 이상 줄었다. 지난달 12일 정부가 제2금융권으로 확대 시행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약발이 먹혔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11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 송파, 서초, 목동과 경기도 분당, 평촌,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61만1101가구 시가총액을 합산한 결과, 지난 10일 현재 446조9329억원으로 집계됐다. DTI 규제가 확대되기 직전보다 1조172억원 감소한 액수다.

감소 폭이 가장 큰 지역은 송파구다. 총 4513억원이 감소한 데 이어 강남구(3666억원), 용인(1610억원), 분당(514억원), 목동(358억원) 등의 순으로 줄었다. 서초구와 평촌만 각각 468억원, 23억원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시가총액이 감소한 데는 DTI 규제 확대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가수요가 차단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강남과 송파 등의 재건축 시장이 위축됐고, 이들 지역에 진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추가적인 집값 하락을 기대하면서 매수시기를 저울질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DTI 규제가 예상보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오름폭이 컸던 재건축 아파트나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진 뒤에 신규주택 수요 증가, 또는 재건축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