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산금리가 집값 잡았다"

박성호 2009. 10. 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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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가산금리 3.2~3.5%대..2개월새 0.4%P 상승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동탄에 살고 있는 A씨는 최근 집을 담보로 추가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창구를 찾았다. 그러나 총부채상환비율(DTI)도 넉넉한 편인 A씨는 은행 창구 앞에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금리가 너무 많이 치솟았기 때문. 올 초 입주한 A씨가 중도금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면서 제시받았던 금리는 4.1%. 하지만 최근 금리는 5.8%로 무려 1.7%포인트가 올랐다. 같은 기간 양도성예금증서(CD)의 금리는 2.45%에서 2.78%로 0.27%포인트 상승했지만 은행에서 조달금리를 감안해 매기는 가산금리가 문제였다.

지난달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둔화하면서 최근 집값도 다소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는 DTI 규제로 대출 가능금액이 줄어든 원인도 있지만 가산금리가 급격히 오른 것도 이유로 꼽힌다.

◇ 은행 가산금리 고공행진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누계는 전월보다 4000억원 감소한 260조1000억원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한 것은 2007년 5월 1조2000억원이 줄어든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한은은 이를 DTI 규제 강화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 기간동안 집값 상승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78%였지만 DTI규제가 확대된 9월에는 0.48%로 상승세가 주춤했다.

시장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꺾인 이유를 DTI규제와 금리상승에서 찾는다. 특히 6%대에 육박하는 금리가 집값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A씨의 경우처럼 수요자들이 금리 수준이 너무 높아지자 이자 부담으로 대출 받기를 꺼려하고, 이는 집값 약세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가산금리는 은행 지점별로 제각각 적용하고 있다. 실제 은행에서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살펴보면 지난 7일 기준 국민은행 3.56%,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3.3%, 신한은행 3.2% 등 대부분 3% 초·중반대다.

하지만 DTI 확대 전인 지난 7월말 기준 주택금융공사가 조사한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는 국민은행 3.09%, 신한은행 3.27%, 우리은행 3.02%, 하나은행 2.79%, SC제일은행 3.00% 등이었다. 2개월 새 많게는 0.4%포인트까지 가산금리가 상승한 것.

이 기간 CD금리도 2.48%에서 현재 2.78%로 0.3%포인트 상승해 불과 2달동안 0.7~0.8%포인트 가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한 셈이다.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2개월 새 연간 이자부담액이 140만원 가량, 매월 12만원 정도 늘어난 것이다.

◇ 금리상승 계속 될 듯

은행권은 가산금리를 당분간 낮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작년부터 높은 금리로 예금을 유치했던 것이 현재 반영되고 있고 이 때문에 가산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작년말 조달한 재원의 금리가 높아 수익을 보전키 위해서는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향후 부동산 시장은 제2금융권까지 DTI규제를 확대하는 등의 정부 의지와 맞물려 더욱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한은이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CD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향후 정책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산 시장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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