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희망있다] "하반기 미분양해소 시장 회복"
부동산경기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파른 하락세를 타던 부동산시장이 연초부터 다시 꿈틀대고 있다. 정부의 잇단 재건축 규제 완화와 제2롯데월드 신축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일부 버블세븐 지역의 초급매물이 상당수 거래되고 호가도 2억원까지 올랐다.
더구나 이번 주 초 서울시가 한강변 초고층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매수·매도호가 격차로 인해 소강상태를 보이던 서울 주택시장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호재가 잇따르면서 주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자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이미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는 최근의 상승세는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극심한 부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4·4분기 기업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데다 금융보다 실물경기가 후행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지금은 바닥 자체를 논하기에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 주택·토지 가격 5∼10% 하락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집값과 땅값이 5∼10%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실물경제가 계속 내려앉고 있어 당분간 수요가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금융권이 상반기 내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계속 줄일 가능성이 높은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했다.
건산연은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하반기께 실물경기가 회복될 경우 올해 집값과 땅값이 각각 5%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집값과 땅값이 연간 각각 10% 정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아 건산연 연구위원은 "금리가 계속 내리고 있고 규제 완화도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긍정적 신호에도 부동산경기가 구체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것은 실물경기 회복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부터 회복 가능성 커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부동산시장이 올 하반기께부터 실물경기와 함께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제공조를 통해 조금씩 잦아들고 있고 금융시장 등 국내경제 여건이 그다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지난해의 기업 실적이 발표되는 올해 상반기에 한차례 더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겠지만 부동산시장이 예전과 다르게 경기와 동행하며 움직이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실물경기가 살아날 경우 동반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하반기부터 실물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연말께면 주택수요가 살아나고 미분양도 서서히 해소되며 신규 분양시장도 다시 활기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개발호재에 '꿈틀'일각에서는 주택시장 회복시기가 의외로 올해 하반기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에도 꿈쩍 않던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말께부터는 각종 개발호재와 맞물려 대책이 발표되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재건축시장이 최근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반 아파트 시장은 잠잠하고 분양시장도 춤을 추는 등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규제 완화가 잇따르면서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산연은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16.7% 감소한 26만여가구에 그치면서 하반기부터는 공급과잉 현상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의 신규주택 공급 규모도 사상 최저 수준인 20만가구 정도로 급감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의 21만가구보다 더 낮은 수치다. 따라서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미분양이 줄어들고 갈아타기 수요나 투자목적의 주택구입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건산연은 전망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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