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갈아타려던 계약자들 "잔금 걱정 더 커졌다"

김민진 2008. 11. 1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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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집값이 5∼10%는 더 떨어진단다. 정부가 연이어 내놓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고 금융권 부실에 따른 연쇄 도산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출근길 아침 뉴스에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숨이 막힌다. 만성 두통을 얻은 지 이미 오래다.

작년 가을 평수를 늘려 가기 위해 새 아파트를 분양받았던 게 화근이었다.

경기도 용인시 101㎡(33평형) 아파트에 사는 김씨는 중고생이 된 자녀들 때문에 같이 지역에 방 4개 짜리 128㎡(48평형)대 아파트를 샀다. 집값이 계속 오르자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살던 집을 처분해 입주때 잔금을 내고 중도금은 대출받을 생각이었다.

그 사이 올랐던 살던 집값은 최근 몇 개월 사이 하락해 오히려 종전 수준보다 낮아졌다. 분양 받은 아파트 값은 추락해 입주도 하기 전에 '깡통아파트'로 전락했다.

한때 5억5000만원이 넘던 김씨의 101㎡ 아파트는 1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빠졌다. 그마저도 거래가 안되니 4억원대 초반 가격을 시세라고 보기도 어렵다. 7억5000만원에 분양받은 새 아파트 주변의 최근 시세는 크게 하락했다.

부동산 값 상승기에 가장 크게 올랐던 강남,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 집값 하락폭이 컸던 것도 김씨에겐 악재다. 막차를 타버린 바람에 피해 규모는 더욱 컸다. 그나마 꼭대기를 잡지 않았던 게 위안이될까.

올해 입주한 아파트의 절반이 '깡통아파트'라는데 김씨도 그 상황을 비껴갈 수가 없었다. 특히 집값이 꼭대기에 있던 2006년부터 올해 초 사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우 더욱 문제다.

부동산써브가 조사한 통계 자료에 따르며 올해 입주하는 일반분양 아파트에서 시세가 형성된 19만3263가구 중 현재 시세 중간값이 분양가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동일한 아파트가 9만6553가구에 이른다.

지방에 비해서는 상황이 좋은 편이지만 서울 및 수도권에서도 100가구 중 13가구가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김씨와 같은 사람은 계약해제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김씨도 계약해제를 하고 싶은 마음에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중도금을 한번이라도 납부한 상황에서는 계약해제가 안된다는 답변만 들었다.

대구에 사는 박씨도 2년전 L사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투자했던 해외 펀드가 절단나 잔금마련도 쉽지 않다.

주변 시세는 당시 분양가의 80% 수준으로 그동안의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2005년 하반기 이후 대구에서는 분양한 아파트 2만6132가구 중 82.3%인 2만1508가구가 깡통아파트다.

2∼3년 새 아파트를 장만한 집주인들이 이중 삼중의 폭탄을 맞고 있지만 당장 해법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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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nomy.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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