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사 "10.21대책 효과 미미..보완 시급"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중소 주택건설업체들이 정부의 공공택지 해약 수용과 관련해 계약금까지 모두 돌려주고, 잔금을 납부한 경우에도 계약 해제 대상에 포함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규모도 최고 10조원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했다.중소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0.21건설부문 유동성 지원 대책의 경우 근본적인 정책 방향은 맞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중소 건설사의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협회 김영수 회장은 "공공택지를 살 때는 대부분 금융회사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땅값의 90-120%까지 대출을 받아 토지대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계약금(땅값의 10%)을 위약금으로 떼이고 나면 택지 매각후 은행에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추가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는 자금난 해소는 커녕 오히려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해 해약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 조건으로는 공공택지 해약을 신청할 업체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위약금 없이 토지대금 전액을 환급해주고 잔금을 납부한 공공택지와 주공, 지방공사 등이 조성한 택지도 해제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대한주택보증이 매입하는 미분양 주택의 매입 금액을 2조원에서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매입 대상도 공정률 50%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이와 함께 강남 3개구를 제외한 수도권 모든 지역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해줄 것, 건설사 회사채 유동화 지원 대상에 중소건설사도 가능하도록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1가구 1주택은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고, 2주택자는 중과세율(양도차익의 50%)이 아닌 일반 세율(9-36%)로 과세하며, 지방의 2주택 보유자에 대해 보유세와 양도세를 완화해달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지금은 모든 규제를 풀어줘도 투기가 발생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침체돼 있다"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체의 이런 요구에 대해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하 등 자구노력은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자신들의 경영 실패를 무조건 정부가 보상해달라는 것은 지나치다"며 "건설업계외에 10.21대책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차갑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건설사들이 미분양 해소를 위한 가격 인하와 임금 동결,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선행한 뒤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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