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지역 기획부동산 활개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 김선호(48·가명)씨는 이달 중순 경기 여주군 소재 G부동산컨설팅 회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땅이 싸게 나왔는데 대운하 수혜지역이라며 한번 상담을 받으라는 내용이었다.G부동산컨설팅은 김씨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여주군 점동면 삼암리 일대 토지를 한반도 대운하 통과지역이라고 소개했다.G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한반도 대운하가 통과하는 수혜지역"이라며 "확정되기 이전에 매입해야 최고 수익확보가 가능하다"고 투자를 재촉했다.김씨는 고민끝에 여주군 점동면 삼암리 일대 토지 1000㎡에 대해 투자를 결정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뒤늦게 현장을 방문한 김씨는 컨설팅 회사가 기획부동산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김씨가 계약금을 지불한 토지는 기획부동산이 1만㎡의 토지를 쪼갠 것으로 토지경계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주변에 도로, 수도시설이 없어 집이나 다른 건물도 지을 수 없는 일명 '맹지'였다.이처럼 대운하 건설을 빌미로 수혜지역을 무대로 기획부동산들이 활개치고 있다.이로 인해 지역 주민과 외지 투자자들의 매물 '사재기'와 영농조합법인 위장한 '지분 쪼개 팔기'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대운하로 기획부동산 활개기획부동산이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곳은 여주군, 양평군, 광주시 등이 꼽히고 있다.여주군 일대 부동산값은 대선이전부터 2011년 판교∼여주 전철 복선 개통,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 영동고속도로 8차선 확장공사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여왔다.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사업과 관련 대운하 사업은 100%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고 말한 것이 지역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이에 따라 여주군 등 대운하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은 기획부동산의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최근에는 기획부동산들이 이름을 지역의 '영농조합법인'으로 위장, 주민들에게 접근하면서 '맹지' 조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양평에 소재한 한 중개업자는 "김선호씨와 같은 사례가 많지만 계약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며 "전체 1만㎡의 토지 중 1000㎡만 계약한 경우 독자적인 개발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중에 팔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특히 최근에는 기획부동산과 공인중개사가 연계해 토지쪼개기를 진행하거나 명의를 '영농조합법인'으로 바꿔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꾸며 거래를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T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최근 기획부동산에서 맹지를 500㎡~1000㎡씩 쪼개 팔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는 듯하다"며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의 정확한 상담 후 현장실사를 거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운하 지역 사재기 성행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건설업체 사장단 면담으로 대운하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주민들과 외지투자자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여주군 일대 토지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대운하 건설이 본격화되면 여주군 일대는 물류허브로 조성될 전망으로 점동면 일대 땅값은 불과 대선 전후로 50%이상 치솟았다.여주 L공인 관계자는 "여주군 점동면 일대 도로인접지역은 3.3㎡당 100만원도 채 안됐는데 최근 들어 4배 가량 올랐다"며 "게다가 교리, 현암리, 능서리는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말했다.남양주지역도 대운하 건설 후광지역으로 땅값이 크게 올라 인근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시민 한성철(50·호평동)씨는 "기획부동산이 활개치면서 10만원짜리 맹지가 4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며 "200명~300명에 이르는 기획부동산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호소했다.한편 광주시, 양평군, 여주군 등은 23일 부동산 투기 조짐을 보이자 부동산 중개업소 및 현장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김정수 기자 kjs@<ⓒ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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