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MVP에 8관왕... 여자 농구 잔칫날 ‘단비’가 쏟아졌다
8개의 트로피가 이 ‘수퍼 선수’의 품으로 쏟아졌다.
아산 우리은행의 김단비(35)가 24일 서울 용산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4-2025 여자 프로 농구 정규 리그 시상식에서 MVP(최우수 선수)를 포함해 8개의 상을 받았다.
프로 18년 차 김단비는 2022-2023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정규 리그 MVP가 됐다. 특히 이번엔 기자단 투표 결과 116표를 휩쓸었다. 만장일치 MVP는 김단비에겐 처음이고, 역대로는 6번째였다. 앞서 박지수(갈라타사라이)가 3번, 정선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2번 만장일치 MVP 기록을 썼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 득점(평균 21.1점), 리바운드(10.9개), 블록슛(1.5개), 스틸(2.1개) 1위를 하며 기록 부문 4관왕에 올랐다. 기자단과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이 투표로 선정하는 MVP, 베스트 5(포워드), 우수 수비 선수, 윤덕주상(기록으로 계량한 공헌도 1위)도 차지했다.
8관왕은 역대 공동 최다관왕이다. 박지수가 2023-2024시즌 KB에서 뛰며 처음 달성했다. 당시 박지수는 MVP, 베스트5, 우수 수비 선수, 득점, 2점 야투(성공률), 리바운드, 블록슛, 윤덕주상을 탔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이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잘할 수 있을지 압박감이 컸다. (농구를) 그만할까 고민도 했는데 팬들의 응원에 힘을 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칭 스태프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김단비는 “위성우 감독님이 10년 넘게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공부하는지 옆에서 보고 배운 덕분에 힘든 시간을 이겨낸 것 같다”면서 “절 여기까지 올려준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내가 감독님 최고의 작품이 되고 싶다. ‘김단비가 내 최고의 제자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2012년 우리은행 사령탑으로 부임하기 전 신한은행 코치로 7년을 일했다. 2007년 신인으로 신한은행에 입단했던 김단비와는 인연이 길다.
김단비는 “위 감독님은 내 농구를 만들어준 사람이다. 이번에 기록적인 부분에서 제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최고의 농구 교과서인 전주원, 임영희 코치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에서 15시즌을 뛰고 2022-2023시즌 FA(자유계약선수)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위성우 감독은 김단비에게 “예전처럼 훈련 많이 안 시키니까 걱정하지 말고 오라”고 영입 제안을 했다.
그건 달콤한 거짓말이었다. 위 감독은 김단비에게 리더 역할을 맡기면서 더 큰 책임감을 요구했다. 우리은행은 2022-2023시즌 정규 리그·챔피언전 통합 우승을 일궜다. 2023-2024시즌은 박지수를 앞세운 KB에 정규 리그 1위를 내주고 2위를 했으나, 챔피언전에서 KB를 물리치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전 MVP는 김단비였다.
2024-2025시즌의 김단비는 국내 여자 프로 농구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전천후 에이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박혜진(현 BNK)을 비롯해 핵심 선수 4명이 FA(자유계약선수) 혹은 해외 리그로 빠져나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위 감독은 “너무 막막했다. 챔피언전 우승을 하고 곧바로 꼴찌로 떨어진 팀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없더라. 일단 정규 리그에선 30경기 중 두 자릿수 승수만 올리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김단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들고나왔다. 김단비의 개인기를 활용하는 공격 옵션을 짰고, 다른 선수들에겐 ‘3 & D(3점슛과 디펜스·수비)’를 강조했다. 그 결과는 21승 9패, 정규 리그 1위였다.
통산 10번째로 지도자상을 받은 위 감독은 “올해의 상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하고, 고생을 많이 했다. 제가 성격이 안 좋은데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3월 2일부터 정규 리그 4위 청주 KB와 4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부산 BNK와 용인 삼성생명이 또 다른 4강 PO에서 대결한다. 김단비는 “MVP의 부담감을 이번까지는 지고 가겠다. 챔피언전 우승을 향해 영혼을 갈아 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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