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의 단서? 유로파의 얼음 밑 바다를 탐험하다! (3)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하기 위해 제작된 ‘유로파 클리퍼’는 NASA에서 행성 탐사를 위해 제작한 탐사선 중 가장 커요. 왜냐하면 큰 태양 전지 패널을 장착하고 있거든요. 목성까지의 먼 거리를 고려한 설계인데요, 목성은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보다 약 5배 이상 떨어져 있어요. 이렇게 먼 거리에서 탐사선이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려면 큰 면적의 태양 전지 패널이 필요해요. 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탐사선이 받을 수 있는 태양빛의 양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감소하는 비율은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는데요. 예를 들어, 태양과의 거리가 두 배 멀어지면 받는 빛은 네 배 줄어들어요. 이러한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유로파 클리퍼는 매우 큰 태양 전지 패널을 장착했답니다.
유로파 클리퍼의 높이는 약 5m로 2층 건물과 비슷한 높이예요. 태양 전지 패널을 펼쳤을 때의 전체 길이는 약 30.5m에 달하는데요, 이는 농구장 길이(약 28 m) 보다 더 큰 크기예요. 농구장보다 더 길이가 긴 탐사선이라니 얼마나 큰지 상상이 되시나요?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고요?
2023년 말에 NASA에서는 흥미로운 이벤트를 열었어요. 유로파 클리퍼가 유로파로 향할 때, 우리 이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인데요(https://europa.nasa.gov/message-in-a-bottle/join-us/). 이 이벤트를 통해 전 세계에서 2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했고, 그 이름이 마이크로칩에 저장되어 유로파로 보내질 예정이에요. 그때 이름을 적고 참여하신 분들은 이번에 클리퍼가 여러분의 이름을 함께 유로파로 가져갑니다!
유로파로 이름만 보내는 게 아니라고요?
유로파 클리퍼는 단순히 우리 이름만 보내는 게 아니에요. 인류가 우주로 전하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될 예정이에요. 인류가 우주로 전하는 메시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보이저 골든 레코드(Voyager Golden Record)'라고 한 번쯤 들어보셨죠?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와 2호에는 “보이저 골든 레코드"가 실려 있었어요. 이 레코드에는 인류의 음악, 언어, 문화 등을 담아 외계 생명체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어요. 그 이전에도 1970년대에 파이어니어 10호와 11호에 실린 파이어니어 금속판(Pioneer Plaque)을 통해 인류 최초로 우주로 메시지를 보냈고,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으로도 전파 메시지(아레시보 메시지, Arecibo Message)를 쏘아 보냈답니다.
그중 마지막으로 보낸 보이저 골든 레코드는 1977년에 발사되었어요. 약 50년 만에 다시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인데요! 이번 유로파 클리퍼에 실리는 메시지는 이전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보이저호에서 보낸 금으로 코팅된 금속판 대신, 이번에는 탄탈륨 금속판에 메시지를 보냅니다. 탄탈륨은 관측 기기의 표면을 덮는 플래티넘보다 더 높은 용융점을 가져서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견딜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 모양도 기존의 원형과는 다른 삼각형 모양이에요. 가로 18cm, 세로 28cm 정도로 A4용지를 대각선으로 접은 크기와 비슷해요.
어떤 내용이 있냐면요,
이번 메시지의 주제는 물이에요.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거대한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천체이기 때문에, 물은 유로파 탐사의 핵심 주제 중 하나예요. 금속판 한쪽 면에는 103개의 언어로 발음한 ‘물’의 소리를 녹음하여, 음파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파형이 새겨져 있어요. 한국어로도 녹음되었어요! 물의 정보를 담음으로써 지구와 유로파가 물이라는 공통된 요소로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한 것 같아요. 녹음된 파일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https://europa.nasa.gov/spacecraft/vault-plate/
다른 면에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계산하는 드레이크 방정식(Drake Equation), 미국 시인 에이다 리몬(Ada Limón)이 쓴 ‘신비를 찬양하며: 유로파를 위한 시’의 친필본이 담겨 있어요. 또한, 목성계 중심에 목성이 아닌 병이 그려진 그림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 병에는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담긴 마이크로칩이 부착됩니다. 왼쪽 아래에는 20여 년 전, 유로파 클리퍼의 토대를 마련한 행성 과학자 론 그릴리(Ron Greeley)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어, 이번 탐사의 역사적인 의미를 더하고 있답니다.
NASA는 유로파 클리퍼를 통해 인류가 다시 한번 우주에 메시지를 전할 뿐 아니라, 유로파에 숨겨진 비밀을 탐구할 계획이에요.
언제 발사되냐면요,
유로파 클리퍼는 10월 14일 미국 동부 표준시 오후 12시 6분(한국 시간으로 15일 오전 1시 6분)에 발사 예정이에요.
유로파 클리퍼는 약 29억km에 달하는 거리를 5년 반 동안 여행한 후, 2030년 4월에 목성에 도착할 예정이에요. 클리퍼는 목성을 중심으로 운동하면서 유로파의 표면에서 약 25km 상공까지 가까이 접근해 근접 비행을 49회 진행할 예정이에요.
어떤 일을 하냐면요,
근접 비행을 통해 유로파의 고해상도 표면 영상을 촬영해서 지질 활동이나 고도에 대한 정보를 얻을 거예요. 그리고 유로파가 뿜어내는 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그 지역을 가까이 지나가면서 뿜어져 나오는 분출물의 구성 성분 등에 대한 연구를 할 예정이에요. 이렇게 유로파 클리퍼는 얼음으로 뒤덮인 지하 바다가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랍니다. 클리퍼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서, 유로파에 생명체가 서식 가능한지 얼른 알려줬으면 좋겠네요.
"이 광활한 우주에 만약 우리만 있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다."
- 칼 세이건 -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다."라는 말을 남겼어요. 우주의 광대함과 광대한 우주 속 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유로파 클리퍼 미션은 바로 그 가능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우주 어딘가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가 속한 우주, 그리고 생명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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