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원 자문사 대표의 조언, "ETF 투자 때 '편리함의 역습'을 피하라"
‘방현철 박사의 머니머니’에선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와 함께 ‘투자 아이디어 찾기’라는 주제로 펀드, ETF(상장지수펀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김경식 대표는 ETF는 증시에서 쉽게 사고 팔 수 있어서 편리하기는 하지만, 그런 만큼 장기 투자를 하기에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신 거래를 하는 데 다소 불편한 펀드가 장기 투자자에겐 오히려 적합한 상품이라고 했습니다. 펀드 거래의 불편함이 오히려 장기 투자자에겐 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연금 계좌에서 ETF로 투자하다가 오르면 너무 일찍 팔고 빠지면 놀라서 팔고 하면서 잦은 교체를 하기 쉽다”며 “ETF로 장기 투자를 하려면 편리함만 좇다가 부작용이 커지는 ‘편리함의 역습’을 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는 ETF로 장기 투자를 하려고 한다면 정액 적립식 투자를 고려해 보라고 했습니다. 정액 적립식 투자는 매달이나 매 분기 등 일정한 시기에 같은 액수의 ETF를 사는 방식입니다.
김 대표는 리츠의 경우엔 “금리가 올라가면 리츠의 이자 비용이 올라가 배당이 낮아지는 우려를 반영해 최근 가격이 하락했다”면서도 “그렇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해서 임대료도 올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 리스크를 상쇄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습니다. 리츠는 건물 등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해서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간접 투자 상품을 가리킵니다. 모든 리츠가 금리 상승기에 좋다, 나쁘다라고 따지는 것보다는 각 리츠 별로 구조를 따져서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 대표는 리츠 투자를 할 때는, 두 가지를 꼭 따져 보라고 했습니다. 첫째, 리츠의 바탕이 되는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언제 돌아오고 금리 비용이 얼마나 추가 되는 지입니다. 둘째, 임대료 인상이 가능한지, 언제 오르게 되는지 등 임대료 관련 사항입니다. 김 대표는 “펀더멘털이 좋은 리츠는 가격이 금방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는 또 국내외의 고배당 ETF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했습니다. 고배당 ETF는 배당수익률이 5% 이상 나오는 ETF를 가리킵니다. 김 대표는 “연 5%의 정기예금은 1년간 5%의 금리를 준다는 것이지만, 고배당 ETF의 배당수익률이 5%라는 것은 현재 가격으로 사 놓으면 계속해서 연간 5%의 수익이 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면 변동성이 큰 ETF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자본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고배당 ETF라고 해도 변동성이 큰 경우에는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집중 투자보다는 분산 투자를 하라고 했습니다. 분산 투자는 세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선 자산 분산입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국가 분산입니다. 김 대표는 “미국 일변도보다는 한국,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도 분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인컴 분산입니다. 고배당을 주는 리츠, 고배당 ETF 등 다양한 인컴 자산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형 증권사에서 다양한 투자 상품을 개발하던 김경식 대표는 2017년 금융상품 투자를 자문하는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을 공동 창업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관리 자산은 8000억 원에 이릅니다.
/방현철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