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 '한국형 조미김' 최초 상업화에 성공...김광중 삼해상사 창업주 별세

조회 232025. 4. 11.

대한민국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반찬 김. 과거에는 마른 김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바른뒤 소금을 뿌려 살짝 구워먹는 가정이 많았지만 요즘은 이런 과정을 식품업체에서 거친 조미김을 사먹는다.

김은 비단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간식으로 인기다. 검은 반도체라는 별명을 얻고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조미김. / 삼해상사

그 결과 조미감 수출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22년만 조미김 수출액은 4억3342만800달러였지만 2023년 4억9848만9000달러, 지난해엔 5억8975만2000달러로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참기름에 소금을 뿌려 구워먹는 조미 김을 처음 만든 이가 지난 9일 세상을 떠났다. 주인공은 김광중(金光重) 삼해상사 창업주. 향년 만 89세다.

고인은 1935년 6월 20일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조선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고등고시를 준비하다 진로를 바꿔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영업 담당을 거쳐 1968년 서울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위탁 판매를 하는 삼해상사를 창업했다.

그는 처음엔 김 위탁 판매를 하다가 차츰 공장과 창고를 사들여 비수기에 마른 김 물량을 비축했고, 더 나아가 김 가공을 시도했다.

당시 조미김이라면 일식집 등에서 술안주로 파는 '일본식 조미김'만 있었을 때였다. 하지만 간장을 발라 굽는 일본식 조미김은 기름을 발라 구워 먹는 한국인의 식성에 맞지 않았다. 국내에선 여름엔 습기 탓에 김을 못 먹는 것으로 알고 있을 때였다.

1981년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와 일본식 조미 김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마른 김 조각을 농심 라면 '너구리'에 넣기 위해 납품을 하는 한편, 일본에서 들여온 기계를 분해했다 조립하길 되풀이한 끝에 1982년 5월 한국식으로 기름과 소금을 발라 굽는 조미김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형 조미김이 인기를 끌자 유명 식품업체들이 뛰어 들었다. 시장이 과열됐다. 고인은 조미김 가공 업체를 팔고 유통에만 주력하다가 수년 후 '명가김'이라는 브랜드로 다시 조미김 제조 시장에 진출했다.

대신 이번엔 국내 시장 대신 수출과 주문 생산에 주력했다.

2005년 아들 김덕술씨를 사장에 임명했고, 2018년 무역의 날에 7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는가 하면, 김 관련 특허 20여건을 보유한 기업으로 키워냈다.

아들 김 씨도 김산업연합회를 설립하고 김 관련 국제식품규격(CODEX)을 만드는 등 한국 김산업 발전에 기여했고, 2022년 김 수출 6억9000만 달러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김광중 삼해상사 창업주. / 삼해상사

아들 김 씨도 김산업연합회를 설립하고 김 관련 국제식품규격(CODEX)을 만드는 등 한국 김산업 발전에 기여했고, 2022년 김 수출 6억9000만 달러 달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고인이 만들어낸 '한국형 조미김'이 미국 등지에서 간식으로 인기를 끈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2019년 CJ제일제당에 기업 지분을 넘겼다. 김 시장 국제화 추세에 맞춰 투자를 늘리려면 자본이 필요한데 회사를 상장할 경우 어민이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하니 대기업에 매각하는 게 낫겠다는 취지였다.

유족은 1남4녀(김덕술·김우주·김명주·김문주·김민정)와 며느리 박숙경씨, 사위 김대석·이석종·문희정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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