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의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왜 사람들은 굳이 이런 추운 날씨에 일부러 따뜻한 집을 나가 밖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을 즐기는 것일까.
혹자에겐 동계 캠핑 콘텐츠들이 비효율적인 행동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는 이러한 활동이 고요한 자연 아래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은하수를 바라볼 수 있는 낭만 넘치는 특별한 경험으로 인식된다. 오히려 추우면 추울수록 캠핑의 매력은 더 빛을 발하고, 더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게 된다.
아웃도어 마니아 중 감동과 낭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서일까? 최근 아웃도어 시장에서 MINI 컨트리맨의 인기가 뜨겁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한국 시장에 데뷔한 3세대 컨트리맨은 출시 직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29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소형 SUV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공간 활용성 측면에선 컨트리맨에 뒤지지 않을 다른 경쟁 모델도 많은데 유독 컨트리맨의 인기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필자는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직접 MINI 컨트리맨 S를 타고 직접 캠핑을 떠나보기로 했다.
여유로운 공간 활용성으로 아웃도어 활동 완벽 지원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캠핑을 위한 짐을 트렁크에 싣는 시간. 조립식 원목 테이블과 캠핑 체어, 사이트에서 티타임을 즐길 때 사용할 조리도구 등을 싣는데, 문득 컨트리맨의 트렁크 공간이 의외로 넓다는 생각이 든다.
검색해 보니 이전 세대 대비 길이 150mm, 너비 25mm, 높이가 105mm 증가해 바닥 아래의 100ℓ 공간을 포함해 최대 605ℓ의 공간을 자랑한다고 한다. 영하권의 날씨라 부피가 큰 겨울옷과 담요, 침낭 등을 추가로 실었음에도 공간은 아직 여유로웠다.
2열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530ℓ에 달하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직접 접어보니 뒷좌석 공간이 MINI답지 않게 광활하다. 레저용품과 같은 큰 짐을 싣기에도 용이해 보이고, 차량과의 도킹을 지원하는 연결 텐트를 사용해 차박을 하기에도 괜찮아 보인다. 테스트를 위해 170cm 신장의 필자가 직접 누워보니 약 10cm 정도 발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열과 2열의 시트 너비도 각각 30mm와 25mm가 넓어져 과장을 조금 보태 패밀리카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공간이 넓어졌다.
실제로 4명의 승객이 편히 앉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여유로웠다.
여기서 컨트리맨의 활용성을 한층 더 높이고 싶다면 MINI 브랜드가 제공하는 오리지널 루프 액세서리를 이용해 보자.
필자가 시승한 차량에 적용된 루프 캐리어를 비롯해 취미에 따라 야외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키 & 스노보드 거치대, 자전거 거치대 등을 장착할 수도 있다.
브레이크를 밟고 싶지 않게 만드는 MINI 특유의 경쾌한 주행 감성
짐을 실은 뒤 목적지를 향해 이동할 시간이다. 이에 내비게이션 경로 설정을 위해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240mm의 OLED 원형 디스플레이를 터치했다. 그러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매끄러운 애니메이션과 함께 직관적인 UI가 눈에 들어온다.
내비게이션 메뉴를 누르니, 눈앞에 과거 BMW 그룹이 제공했던 3차원 내비게이션이 아닌, 익숙한 디자인의 지도 화면이 펼쳐진다.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기능 사용이 편했다. 이는 티맵 기반 지도 데이터와 실시간 교통 정보를 지원하는 새 내비게이션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국 정서에 맞는 경로 안내와 함께 과속 단속 카메라 등의 정보를 알려주도록 기능이 개선된 것도 꽤 만족스러웠다.
이 좋은 기분을 주행 중에도 느끼기 위해 바로 센터 토글스위치의 시동 다이얼을 돌려 엔진을 깨웠다. 그러자 MINI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그르렁거리며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진동을 전달한다. 잠시 예열하는 시간을 가진 뒤 가속 페달을 밟으니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으로 차체가 가볍게 앞으로 나아간다.
엔진과 결합된 7단 DCT 변속기는 최적의 속도에 맞는 단수를 민첩하게 체결한다. MINI의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ALL4'는 사륜구동 차량 특유의 안정적이고 민첩한 주행 감성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승차감도 이전 세대 대비 크게 좋아졌다. 물론 타사 SUV에 비하면 여전히 단단한 편이지만, 이제는 확실히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차가 아닌 대중적인 차로 포지션을 바꿨다는 확신이 든다.
드라이브 모드 대신 MINI 차량에 제공되는 익스피리언스 모드는 총 8가지가 제공된다. 각 모드는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고-카트 모드, 코어, 그린, 그리고 험로 주파에 도움을 주는 트레일 모드와 상황에 따라 특별한 분위기를 설정할 수 있는 비비드, 타임리스, 밸런스, 퍼스널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스포츠 모드의 역할을 하는 고-카트 모드는 변속 단수는 낮게, rpm 게이지는 조금 더 높게 사용하며 경쾌한 주행 감성을 선사한다. 출력이 크게 높은 편은 아니라 가속력이 폭발적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일상 영역에선 꽤나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노멀 모드 역할을 하는 코어 모드는 어느 곳 하나 모난 데 없는 편안한 주행에 걸맞은 세팅을 제공한다. 에코 모드 역할을 하는 그린 모드는 녹색 새 형태의 그래픽이 효율적인 주행을 할 때마다 그 수치를 실시간 게이지 형태로 제공한다. 그린 모드를 켠 상태로 rpm 게이지를 높이면 질주하는 표범 이미지가 화면에 송출되며 효율이 낮은 운전을 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갖췄음에도 풍경에 녹아드는 자연스러움
이런저런 주행 모드를 체험하다 보니 어느덧 도착한 목적지. 장시간 주행에 지친 몸을 풀어주고자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켰다. 그러다 무심코 컨트리맨을 바라보니, 1960년 출시됐던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재해석해서일까?
도심에선 그렇게 강렬해 보였던 디자인이 한 폭의 그림 같은 대자연 앞에 서니 처음부터 그림 안에 존재했던 피사체였던 것처럼 풍경에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다.
그제야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마니아들이 컨트리맨을 왜 선호하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여행의 멋과 맛을 모두 충족시키는 상품성, 이게 바로 컨트리맨이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사랑받는 비법이었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445×1845×1660mm
휠베이스 2690mm | 공차중량 1680kg
엔진형식 I4T/G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204ps | 최대토크 30.6kg·m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7.4초 | 최고속력 시속 228km
연비 10.8km/ℓ | 가격 57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