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감미료, 혈당지수도 0일까?

식품업계에 ‘제로슈거’·‘제로칼로리’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과다 섭취’다. 신성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공감미료를 과다 섭취하면 가스가 생성되거나 복부팽만,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특히 사람에 따라 특정 인공감미료에 민감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당알코올인 말티톨이나 에리스리톨 등에 예민한 체질이라면 복통과 설사가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

혈당 문제를 안심하기에도 이르다. 물론 ‘설탕보다는’ 혈당지수(GI·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크게 낮지만, 혈당 개선 효과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인공감미료 당알코올 중에서도 혈당지수가 높은 말티톨이 대표 사례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아스파탐이나 에리스리톨 등의 혈당지수는 0이지만, 말티톨은 35에 달한다. 설탕 혈당지수의 60% 수준이다.
당뇨 환자가 ‘무설탕’ 표기만 보고 다량 섭취한다면 혈당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또 단맛에 둔감해지고, 인슐린 민감성이 저하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세포대사(Cell Metabolism, 2020)에 실린 연구 논문을 통해 “인공감미료와 탄수화물(당류)이 함께 들어간 식품을 많이 먹으면 단맛에 대한 뇌의 반응이 떨어지고, 당 섭취 시 나타나는 인슐린 민감성이 저하된다”고 밝혔다.

인슐린 민감성이 낮아지면 혈당을 잘 조절하지 못해 2형 당뇨 위험이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비설탕 감미료 가이드라인(2023)’을 통해 “최신 연구 283건을 검토한 결과, 대체감미료를 장기간 섭취하면 2형 당뇨 등의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대부분의 가공식품들은 혈당 상승을 유발하는 다른 성분들도 많다. 신성재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설탕보다 혈당 상승을 일으키지 않지만, 인공감미료 함유 가공식품들은 감미료 이외의 성분들로 혈당 상승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