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영화 '1980'의 주연배우인 김규리 배우를 만나다 - 2부
-김규리 배우님이 메인이지만 영화는 조연, 단역들까지 주인공 처럼 부각하려고 했다. 함께 분량을 나눈 소감은?
어렸을 때 주연 배우에 더 관심을 두기 마련이었는데, 계속 작품 참여를 하게 되면서 인상적이었던게, 유명하신 선배님들이 단역 혹은 비중이 낮은 역할로 출연했는데도 임팩트가 큰 연기를 펼치시는 모습이 멋있었다. 개인적으로 <타짜>에 나오신 김윤석 선배님의 모습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한다. 나한테는 주연 배우 같은 느낌을 줬는데, 자세히 보니 분량이 많지 않아서 놀랐다. 그분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멋진 배우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계속 배우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많이 출연하는 배우가 되는 게 아니라 얼마큼 중요한 연기를 펼치느냐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저를 비롯한 대중들이 배우님을 알게된 작품은 이제는 전설이 된 1999년 영화 <여고괴담 2> 때였다. 당시가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태동기였고, 현재 한국 영화와 콘텐츠 업계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흐름의 변화를 몸소 겪으신 소감은?
그렇게 말씀 주시니 참 감사한 시기에 데뷔하고 활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정말 신선한 배우들과 창의적인 신인 감독들이 등용될 수 있었던 환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당시 작품들을 촬영하던 남양주 촬영소가 그립다. 그 주변이 공기도 좋았고, 카페, 음식점이 많아서 촬영하고 그곳에서 쉬면 참 좋았다. 그리고 세트장 주변을 둘러보면 <취화선>, <공동경비구역 JSA>, <신장개업> 세트가 있어서 관광객들도 많이 오던 시기였다.
추억의 공간인데 이제는 사라진 곳이다. 나에게는 그 시기가 추억 그 자체로 남겨져 있다.(웃음) 지금도 계속 배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때 만난 고마운 제작진,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내가 막내였는데…(웃음) 잠시나마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이다. 한때 주연 배우셨지만, 요즘은 조연 배우로 틈틈이 출연하며 활동중이시다. 사실 지금도 충분히 주연 배우로 출연할 수 있는 위치이신데, 말씀 주신대로 조연과 단역으로도 충분히 큰 임팩트를 주고 계신다. 근래들어 분량과 상관없이 출연하시는 소감은?
맞다. 우선 나를 찾아주는 제작자가 있으면 반갑고 감사할 따름이다. 인연이 되면 연기 계속하고 싶다. 나는 그게 앞으로의 일은 잘 모르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예전에는 사실 그런 주연 유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그게 참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연기외 활동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사실 그림을 하게 된 배경에는 여유를 갖기 위해서 였던 것 같다.
연기에만 몰입하다 보면 감정상 오르락 내리락 하는 조급함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여유롭게 내 스스로를 다스리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일상을 누리면서 연기를 하는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배우게 되었다. 물론 연기가 내 일상이지만, 그림도 함께 그리게 되면서 내 삶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대중과 더 소통할 수 있어서 더 좋다.
-지금보니 배우님은 톱스타가 되기 보다는 행복한 사람을 꿈꾸시는것 같다.
맞다. 연기도 중요하지만 내 일상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하루하루 나를 위해 따뜻하게 살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배우이기에 경쟁을 안 하려야 안 할수는 없지만, 법정스님의 말 처럼 진달래와 개나리가 시기 질투 하지 않고 각자의 아름다움을 키우듯이, 나는 나대로 나만의 가치와 행복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내 작업실에 요만한 크기의 새가 자주 찾아온다. 그동안 참새들만 왔는데, 산새처럼 보이는 새가 담장에 앉아서 가만히 나를 쳐다보고 가더라.(웃음) 그러면서 나는 새들 먹으라고 쌀과 방울토마토를 놓고간다. 그 새들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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