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주 "12년 돌아 다시 천직 찾았죠"
[일간스포츠 송주연 기자] 꿈은 직선코스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굽이길을 돌아 이뤄지기도 한다. 특히 오랜 기다림을 거친 뒤의 길을 따라 꿈을 이뤘을 경우 느끼는 행복의 크기는 직선코스를 달렸을 때보다 훨씬 크다.
SBS TV 대하드라마 <장길산>에서 큰돌(서범석 분)의 아내 난희 역으로 출연중인 탤런트 남현주(38)는 지금 "오랜 기다림 끝의 행복"에 빠져 있다.
아역배우로 환호받다 평범한 직장인의 생활을 거쳐 다시 "천직"이라 여기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7살 때 어머니의 만류를 뒤로 하고 혼자 연기학원을 찾아가 "연기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을 만큼 맹목적으로 연기를 좋아했다. 결국 어머니를 설득, KBS 어린이 합창단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 <장길산> 연출자인 장형일 PD의 눈에 띄어 꿈꾸던 드라마 데뷔를 일궈냈다. 당시 나이 12살. 이 후 남현주에게는 아역배우로서 탄탄대로의 길이 펼쳐졌다. KBS의 <일요사극>의 아역을 도맡아 했고, <성녀 주리아>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인 1983년 "학업"을 강조하던 아버지의 반대에 연기자의 길을 접고 말았다. 그리고 학업을 마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다. 롯데월드에서 사내방송을 하며 결혼하고 아이도 키우며 일상 생활에 익숙해진 1995년 그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도저히 연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그는 아역 시절 활동했던 KBS 관계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갔고 그의 재능을 알고 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KBS 1TV <TV 문학관> 등에 출연, 단역으로 다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SBS TV <야인시대>에 이어 지금의 <장길산>에 이르렀다. 주인공도 아니고, 다른 연기자들처럼 매니저나 코디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마냥 촬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장길산> 원작을 이동 중에 항상 읽을 만큼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요즘엔 아버지도 그때 말렸던 걸 후회하신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조금씩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때, 무엇보다 촬영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연기를 멈췄던 12년 간의 세월을 열정으로 보상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주연 기자<sjy125@ilgan.co.kr>-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역 출신 탤런트 남현주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가장 값진 행복이란 걸 새삼 깨닫게 된다"며 12년 만의 연기 컴백을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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