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反 머스크 정서 확산으로 앞길 첩첩산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연방정부의 인력·예산에 대한 대대적인 '칼질'을 주도했던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이르면 내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결국 머스크도 떠나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며 "아마도 몇 달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머스크는 법률적으로 연방정부의 '특별 공무원' 신분이다. 관련법에 따라 1년에 130일 넘게 정부에서 일할 수 없기 때문에 5월 말이나 6월 초에는 행정부 업무를 끝내야 한다. 백악관도 머스크가 예정대로 봄이 끝날 무렵 물러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해 "다른 직책에 임명할 수 있지만 그는 경영해야 할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DOGE 수장으로서 머스크의 성과에 찬사를 보내면서 머스크가 행정부를 떠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이자 고문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사실상 2인자로 군림했던 머스크는 DOGE를 이끌면서 정부 효율화의 명분으로 연방정부 인력과 예산을 대폭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에 대한 공화당 내 반감이 커지고 일반 국민들의 여론도 악화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37%만 머스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57%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초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4%가 머스크와 DOGE가 미국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내 대표적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역시 최근 머스크와의 회동에서 연방 공무원 무더기 해고 조치에 대해 "너무 과한 것 같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테슬라 CEO로 복귀하더라도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안티 머스크'가 확산되면서 테슬라 불매운동과 테슬라 차량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테슬라의 실적으로 직결됐다.
지난 2일 발표된 테슬라 1분기 실적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 기간 전기차 약 33만7000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3% 줄어든 것은 물론 2022년 이후 가장 적은 판매 대수다. 증권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39만대에도 훨씬 못 미친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트럼프의 측근으로서 머스크가 최근 보이는 무소불위 행태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면서 테슬라가 불매 운동의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