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테도 이러려나"...트럼프, 미·일 관세협상장에 방위비 카드 들고 깜짝 등판

최상목 부총리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서 시작된 미·일 관세협상장에 예고없이 등장했다.

장관급 회담에 대통령이 사전 예고도 없이 직접 나온 것 자체가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무관한 방위비 의제를 꺼내면서 일본 협상단을 압박했다.

미국의 이같은 전략은 다음주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앞두고 있는 우리 정부 당국자들도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일 관세협상의 일본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2025.4.16 미국행 비행기 탑승 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이날 미국 정부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과 관세 관련 회담을 가졌다고 17일 보도했다.

당초 이날 회담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당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지금 관세와 군사지원, 무역 공정성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나는 재무부, 상무부 장관과 함께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며 전격적으로 직접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일본 대표단이 방미 비행기에 탄 시간대에 대통령이 협상 당사자로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일본 쪽에서는 트럼프의 느닷없는 등판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일단 미국 움직임을 탐색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 내부에 충격이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글을 올린 직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외무성 간부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 도착한 일본 대표단의 예방을 받고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또 다시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일본 무역 대표단과 막 만나서 큰 영광"이라며 "큰 진전(big progress)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중 협상 여지가 있는 상호관세를 없애거나 최대한 낮춘다는 목표로 협상에 임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참석 소식을 알리면서 ‘군사 지원’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주일 미군 방위비 문제도 협상 의제에 함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일본 방위성 내부에서는 “처음 듣는 얘기일 뿐더러, 관련한 준비도 없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 같은 협상 전략은 조만간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통화 결과를 공개하면서 관세와 산업,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등을 포괄하는 '원스톱 쇼핑'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 미일 간 회담에서 주일미군 주둔 비용 문제가 관세와 어떻게 연계돼 진행되는지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대선을 한달 앞두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금은 전년 대비 8.3% 인상된 1조5192억원으로 책정됐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 인상 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