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못 참겠다" 배드민턴 협회장, 알고보니 '이사'들이 폭로 충격

"도저히 못 참겠다" 배드민턴 협회장, 알고보니 '이사'들이 폭로 충격

사진=나남뉴스

안세영 선수의 용기 있는 폭로로 논란에 휩싸인 배드민턴협회가 이번에는 협회장의 페이백 횡령, 배임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낳고 있다.

올해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들은 김택규 회장을 상대로 스포츠윤리센터에 '페이백' 의혹에 관한 신고서를 접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회 이사들은 김택규 회장이 회계 산입이나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스폰서십의 30%를 추가로 받아 임의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신고서를 참고하면 '김 회장이 후원사 요넥스로부터 셔틀콕 구매대금의 30%에 해당하는 현물을 페이백으로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신고서에는 대한배드민턴협회 현직 이사 4명의 사실확인서도 함께 첨부되어 타당성을 높였다.

협회 이사 A씨는 "김택규 회장이 '현물로 들어온 양이 너무 적어서 누구 주고 이럴 것도 아니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 그런데 계산해 보니까 (양이 상당해서) 이건 횡령과 같은 잘못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사들이 신고한 요넥스 셔틀콕은 가장 비싼 엘리트 제품의 경우 1통당 4만 6천 원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고가의 물품이다.

또다른 이사 B씨는 "배드민턴협회에서는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물품을 똑같이 공정하게 배분해서 줘야 한다. 그런데 김 회장은 술 먹다가 마음에 들면 협회 직원을 시켜서 '쟤 50타(통) 줘라, 100타 줘라' 이런 얘기가 오갔다"라고 폭로했다.

이사들은 내년 2월까지가 임기인 김 회장이 '페이백 셔틀콕'을 이용해 선거용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김택규 회장 출신 충남은 33% 지원 쏠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신동욱 의원실에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제출한 '2023년도 페이백 물품 배분 내역' 자료에 따르면 약 5800개 물품 가운데 셔틀콕, 라켓, 셔츠 등이 구분 없이 섞여 있다는 것을 포착할 수 있었다.

17개 시도 가운데 협회로부터 물건을 받은 곳은 10곳에 달하며 이 중에서 충남이 약 1900개 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 경북, 전북 등의 순으로 배분됐다.

문제는 김택규 회장이 충남배드민턴협회장 출신이라는 점이다. 또한 전남, 전북 역시 배드민턴협회 내부에서 김 회장의 최측근 지역으로 분류된다. 해당 사실로 미뤄볼 때 김 회장과 밀접한 세 지역이 협회 물품 지원의 60% 배분을 받은 셈인 것이다.

이에 대해 협회 측에서는 "생활 체육인 배드민턴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요넥스에서 지원을 받은 거다. 결코 김 회장이 이를 착복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 승강제 등 대회를 치르는 각 시도협회에 배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협회는 17개 시도협회에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은 점은 인정하면서 "각 시도에 따라 배드민턴 사업 규모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인원이 많은 지역에는 셔틀콕이 더 많이 지급되고 적은 지역에는 그만큼 적게 배분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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