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이달 최대 7000억원 조달을 위한 공모채 복귀전을 앞뒀다. 홈플러스 사태로 안전한 우량 기업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더블 A' 신용도의 고려아연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희망금리 밴드를 동일 등급 회사채 대비 폭 넓은 '-0.50%p~+0.50%p'로 제시했다.
고려아연은 3일 하루 동안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열흘 내로 사채 발행을 위해 절차가 급박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달 17일 작년 10월 조달한 1조원 규모의 사모 사채 일부를 조기 상환하기 위해선 그전에 조달을 마쳐야 한다.
일단 2년 만기 2000억원, 3년 만기 2000억원 등 총 4000억원을 모집하지만 기존 차입금 상환을 감안해 더 많은 실탄을 끌어모아야 한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수요예측 흥행이 필수다.
2010년 발행 때는 인수 회사와 협의로 3개월 리보금리에 1.65%p를 가산하는 조건에 발행했다. 15년 전 공모 사채를 발행하고 이후 이력이 없는 고려아연은 개별 민평이 아닌 민간 채권평가사 4곳이 정한 AA+ 등급 민평 금리를 택했다. 2년 만기 등급 민평 평균은 3.006%이며 3년 만기 평균치는 3.048%다.
고려아연은 여기에 '-0.50%p~+0.50%p'를 가산해 최종 금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금리 밴드를 최저 2.5%에서 최고 3.5%로 제시한 것이다.
이는 동일 신용등급의 다른 회사와 대비됐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포스코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LG화학 △SK 등은 모두 금리 밴드를 '-0.30%p~+0.30%p'로 정했다. 고려아연은 이들 보다 하단을 0.02%p 낮추는 대신 상단을 0.02%p 높여 차별화했다. 기관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조건을 폭넓게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회사채는 17일 사모사채 조기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며 증액 발행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상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