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자유로움, 울릉도 씨카약

행복은 온전히 자신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때 찾아온다. 울릉도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항해하며 자유를 발견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씨카약Sea Kayak은 말 그대로 바다에서 타는 카약이다. 계곡이나 강에서 타는 카약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기에 산보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레포츠다. 차에 타거나 두발로 걸으며 울릉도 앞에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보는 일도 멋지지만, 바다와 함께하는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나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이라면.카약은 장소나 목적에 따라 종류를 나누는데, 낚시가 목적인 피싱 카약, 계곡에서 급류를 타며 즐기는 래프팅 카약과 큰 강이나 넓은 바다를 장거리로 여행하는 투어링 카약이 있다. 울릉도의 씨카약은 투어링 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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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나서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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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할 일은 탑승할 카약을 고르는 일. 울릉콘도에서는 두 가지 형태의 카약이 준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카약의 모습인 하체가 모두 들어가는 Sit Inside, 배 위로 올라앉는 Sit on Top 방식이다. Sit Inside 형태의 카약은 폭이 좁아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 급류를 타거나 속도감을 즐기기 좋지만, 카약을 능숙하게 타는 사람이 아니라면 배를 통제하기 어려워 전복되기 쉽다. Sit on Top 형태의 카약은 부력이 좋아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파도가 쎄도 비교적 전복될 가능성이 낮아 초보자들이 타기 좋다. 카약 경험이 많지 않고, 물에 빠지는 게 겁이 났던 에디터는 Sit on Top을 선택했다. 카약을 고른 후에는 카약을 바다까지 옮겨줄 차에 싣는 동안, 자신을 정비할 시간. 꼭 챙이 있는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노를 저으면서 물방울이 머리 위로 튀어 올라 눈으로 떨어지면서 시야를 가릴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햇빛이 강한 날이라면 물비늘에 눈이 부시기 때문에 선글라스도 꼭 착용하자. 혹사 당할 피부를 위해 자외선 차단을 위한 선크림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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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를 마치고 사동해변으로 향한다. 사동해변은 몽돌해변으로 물이 묻은 상태에서 돌아와도 옷에 모래가 묻을 걱정이 덜하며, 바로 앞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어서 바닷물을 금방 헹궈내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 카약을 타기에 안성맞춤인 곳. 오늘은 사동해변에서 출발해 해식동굴을 탐험하고 돌아오는 코스로 결정했다. 초보자에게는 2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울릉도의 해안절벽 사이에 위치한 비밀의 공간 해식동굴은 카약으로만 만날 수 있는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로 배를 타고도 해식동굴의 입구는 구경할 수 있지만, 신비롭고 아늑한 내부를 들여다보려면 카약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바다에서 지치지 않는 법

사진=월간 아웃도어

해변에 카약을 나란히 옮겨두고 강사의 말에 귀 기울인다. 카약 체험 중 가장 중요한 강습 시간이다. 가장 먼저 안정장비를 점검한다. 라이프재킷을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들 때까지 몸에 꼭 맞게 착용한다. 즐거운 카약 체험을 위해서는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풀어버리지 말자. 헐렁하게 착용하면 물에 빠졌을 경우 벗겨져 버리거나 목까지 올라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밀착되도록 벨트를 꽉 조여 준다. 정비가 끝나면 카약에 올라타 자신의 몸에 맞게 의자를 조정한다. 다리가 너무 펼쳐지거나 구부러지지 않고 다리가 미는 힘을 그대로 노에 전달할 수 있도록. 노만 힘 있게 잘 저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무지한 지난날을 반성했다. 강사는 당기는 힘이 아니라 미는 힘으로 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힘으로 저으면 금방 지치기 때문에 투어가 아닌 노동이 될 수 있다. 카약은 외날 노를 사용하는 카누와 달리 양날 노를 사용한다. 노는 폭이 좁은 쪽을 아래로 향하게 둔다.
모든 주의사항과 방법을 머릿속에 꼭꼭 눌러 담고, 먼저 앞바다에서 시범 운행을 한다. 준비가 끝나면 강사의 지도 아래 사동해변의 방파제를 넘어 본격적인 항해의 길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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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커들의 특권

잔잔했던 바닷길이 방파제를 넘으니 조금은 험난해진다. 앞바다에서 연습할 때는 파도가 조금 센 날이라는 강사의 말을 믿지 못해 머릿속을 채웠던 물음표들이 느낌표가 된다. 열심히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파도를 밀어낸다. 새들이 머리 위를 날아가고, 햇빛에 물든 바다가 한층 더 청량해졌다. 섬 안에선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 서서히 눈앞에 펼쳐진다. 가끔 노를 젓는 것도 잊고 멍하니 감상하게 될 정도다. 먼발치에서 바라봤던 해안절벽이 코앞에 등장하니 그 아득함에 소름이 돋는다. 일행들과 조금 떨어진 뒤쪽에서 먼바다를 바라보니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듯한 기분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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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귓가에는 괭이갈매기의 울음소리와 파도 소리를 벗 삼아 노를 젓다 보니 절벽을 도려낸 듯 길게 뻗어있는 해식동굴 입구에 닿았다. 해식동굴은 오랜 시간 동안 파도가 빚어놓은 작품으로, 울릉도의 해안절벽을 향해 달려든 파도가 약한 부분을 깎아내면서 동굴을 만든다. 안으로 들어서자 출렁이던 바다가 거짓말처럼 잠잠해진다. 고요함. 누가 입을 열지 않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이다. 울릉도의 숨겨진 안식처로 카약커들만 즐길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노를 잠시 내려놓고 이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방수 가방에 챙겨왔던 물을 마시며 바다의 짠맛을 씻어낸다. 돌아갈 길이 멀다. 해식동굴을 빠져나오며 약간 흐려진 하늘을 올려다본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그동안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겨본 바, 씨카약은 그중에서도 가장 자유로운 레포츠다. 드넓은 바다를 앞마당처럼 쏘다니며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마음이 노를 젓는 팔에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수많은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울릉도로 찾아왔다면 씨카약에 올라 파도에 몸을 싣고 노가 향하는 대로 여행해 보자.

사진=월간 아웃도어
어드벤처울릉도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9길 40-15 울릉콘도
010-4549-1020
카약 기초 강습 및 투어(패들, 라이프재킷, 보험료 포함): 5만원/3시간
카약 대여(패들, 라이프재킷, 보험료 포함)
1시간-2만원/2시간-3만5천원/3시간-5만원/하루(9시~17시)–8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