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33.5% 급등" 돈 되는 재건축 vs 버려지는 재건축...서울 아파트 시장

조회 2,8862025. 3. 12.

서울 주요 자치구에서 신축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특히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면서 선호 입지의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세 두드러져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서초구 소재 입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3.3㎡당 매매 실거래가는 1억1,440만원으로, 전기(9,433만원) 대비 21.3% 상승했다. 송파구도 신축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해 상반기 4,258만원에서 같은 해 하반기 4,753만원으로 11.6% 올랐으며, 영등포구는 무려 33.5%(4,235만원→5,653만원) 상승했다.

서초구의 경우 신축과 재건축 간 평균 가격 차이는 4,275만원으로 강남구(165만원), 송파구(-333만원)보다 압도적으로 컸다. 이는 공사비 갈등, 금리 인상 불확실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재건축 현장이 늘어나며 재건축 아파트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구는 예외적 양상

흥미로운 점은 강남구의 경우 오히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신축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전 분기 대비 12.3%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압구정동 등 재건축 예정 대단지의 시세 견인에 힘입은 결과로, 같은 강남3구인 서초구(4.7%포인트)와 송파구(4.8%포인트)를 크게 넘어섰다.

송파구는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 재건축 단지가 신축보다 비싼 값에 팔렸는데, 이는 "잠실동 등 선호하는 주거 입지 내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부족해 재건축 아파트로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비 급등이 시장 양극화 부추겨

아파트 공사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재건축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정비사업 단지들의 공사비는 꾸준히 오르며 3.3㎡당 1,000만원을 향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쟁 등으로 자잿값이 오르고 금융비용도 늘어나면서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해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작년 12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18로 5년 전인 2019년 12월(98.63)과 비교하면 32% 가까이 올랐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의 경우 공사비가 평당 847만원까지 올랐으며, 청담삼익(765만원), 반포주공 1단지 3주구(786만원), 같은 단지 1·2·4주구(792만원) 등 평당 공사비가 800만원 턱밑까지 오른 상황이다.

재건축 시장의 미래 전망

서울시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이 되는 서울 아파트 단지는 2025년 기준 544개, 2030년 기준 875개에 달한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적용 대상 재건축·재개발 규모는 총 215만 가구로 집계된다. 이처럼 재건축 가능 대상이 급격히 늘면서 사업지도 우후죽순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모든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각 소유주들이 공사비 인상 등으로 늘어난 추가분담금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이나,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만큼 아파트 신축에 따른 집값 상승 폭이 높은 입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만이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망과 대응 방안

공사비 급등은 지역별, 상품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공급 감소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지가 싼 지역, 즉 지방으로 갈수록 신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준공 후 부동산 원가 중 공사비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주요 핵심 입지의 공급원인 재개발, 재건축은 사업 지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공사비에 조합원 분담금 상승으로 시공사 계약 해지가 빈번해지고, 시공사 역시 수주 단계부터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지 위주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은 장기 사이클 상품이다. 일반 재화와 다르게 즉각적인 공급이 어렵고, 시차를 두고 장기간 건설 후 공급되는 특성이 있다. 현재의 공사비 급등과 재건축 시장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도 양극화는 불가피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사업성이 담보되는 선호 입지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심화되며, 선호 입지의 신축 아파트와 사업성이 확보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재건축 단지나 비선호 지역의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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