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헝그리 정신 필요”…위태로운 여자농구에 ‘죽비’

이두리 기자 2025. 2. 2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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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 2022 AG 이후 ‘침묵’
국내 리그는 소수 에이스에 의존
평균 득점 하락세…올 시즌 60.53

한국 여자농구 생태계가 위태롭다. 국제무대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국내리그 평균 득점마저 점점 떨어진다.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지난 24일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지도상을 받은 뒤 “한국 여자농구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적도 있는데 지금은 국제대회에서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여자농구가 침체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들도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며 “선수들이 선배들의 길을 따라 조금 더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마지막 국제대회 수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당시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에 58-81로 크게 지며 동메달에 머물렀다. 올림픽 메달은 1984년 LA 대회 은메달이 마지막이다. 한국은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이 걸린 202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 진출 결정전에서 호주에 27점 차이로 패배해 파리행에 실패했다.

여자농구 국내 리그 현실도 녹록지 않다.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우리은행 김단비(사진)가 만장일치 MVP를 포함해 8개 상을 휩쓸었다. 리그에 ‘절대 강자’ 김단비에 대적할 새로운 에이스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수 에이스에 의존하는 리그는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WKBL은 이미 리그 최강 센터 박지수의 해외 진출로 인한 후폭풍을 겪었다. 청주 KB의 골밑을 호령하던 박지수가 튀르키예 리그로 이적하자 KB의 정규리그 평균 득점은 2023~2024시즌 72.7점에서 이번 시즌 59.3점으로 10점 이상 줄었다.

리그 평균 득점은 꾸준히 줄고 있다. 2021~2022시즌 71.27점이던 정규리그 평균 득점은 2022~2023시즌 69.22점, 2023~2024시즌 66.35점, 2024~2025시즌 60.53점으로 계속 떨어졌다. 손대범 해설위원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부족하다”며 “선수 풀이 너무 적은 데다 경기 일정도 타이트하다 보니 주전급 선수들이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30분 이상 뛰게 된다”고 말했다. 김은혜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에는 박지수와 박지현 등 득점 옵션이 확실하게 있어 파생되는 움직임을 노릴 수 있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우리은행 김단비를 제외하면 확실한 공격력을 가진 선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단비는 지난 24일 시상식 후 “선수들이 전보다 편안한 농구를 추구하는 것 같다”며 “‘헝그리 정신’이 조금 없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연습을 많이 하면서 기본기부터 다져야 한다”며 “프로라면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져들 만큼 힘든 걸 찾아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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