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연기 둘 다 되는 사기캐 배우들의 노래 모음 5

‘사기캐’라는 말은 이럴 때 필요한 듯하다. 작품 시나리오를 분석하기에도 바쁘지만, 때로는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해내는 배우들이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연기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는 그만큼 성공적으로 해냈을 경우 엔터테이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때로는 주연으로 참여한 드라마 OST를 직접 부르며, 때로는 작품 바깥에서 음원을 발표하는 배우들과 대표곡 5곡을 소개한다.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만능엔터테인먼트 이쯤 되면 진짜 가수로도 한 번 데뷔해보는 것이 어떨까?

변우석 ‘소나기’

우리는 지금 변우석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를 지금에 자리에 있게 한 작품 <선재 업고 튀어>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tvN의 화제작 <선재 업고 튀어>는 요절한 인기 스타 류선재와 자신의 최애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팬 임솔이 거듭되는 타임슬립 속에서 상대를 향한 마음의 조각을 맞춰나가면서 서로를 구원해나가는 이야기다. 류선재 역을 맡은 변우석의 인생 연기로 <선재 업고 튀어>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글로벌에서도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며 변우석 신드롬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에도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이 곡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바로, 극중 밴드 이클립스의 보컬 류선재(변우석)가 부른 노래 ‘소나기’다. ‘소나기’는 류선재가 데뷔 전 첫사랑이었던 임솔(김혜윤)을 떠올리면서 만든 자작곡으로, 한 때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었지만 강렬하게 남은 추억을 잠시 동안 내리는 소나기에 비유했다. 변우석 배우의 감미로운 보컬은 국내 음원 차트를 넘어서서 빌보드 ‘글로벌 200차트’에도 진입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변우석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타이베이, 방콕, 마닐라, 자카르타, 싱가포르, 서울, 홍콩, 도쿄까지 8개 도시에서 이어진 아시아 팬미팅 투어에서 이 노래를 라이브로 선보였고, 노래하는 배우로서의 신드롬을 이어나갔다. <선재 업고 튀어>가 끝난지도 어느새 6개월이 지났다. 변우석의 차기작이 너무나도 궁금한 지금, 현재까지도 그는 고심을 거듭하며 다음 행보를 준비 중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연기도 물론 기대되지만, 이 정도 노래 실력이라면 그의 깜짝 앨범 발표도 너무 듣고 싶은 소식일 듯하다.

조정석 ‘샴페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OST ‘아로하’의 주역으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그간 조정석과 음악은 거리가 멀어 보이지 않았다. 대중의 기대와 예상에 신선함을 한 스푼 더하겠다는 듯, 2024년 8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신인가수 조정석>은 그가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진짜 가수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디지털 싱글 혹은 미니 앨범을 발표하는 추세에, 그는 8곡으로 꽉 채워진 정규 1집을 발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타이틀곡 ‘샴페인’은 취함 속에서 오는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노래한 블루스 록 장르의 곡이다. 아내이자 뮤지션인 거미를 떠올리며 쓴 가사로 알려져 있다. 조정석과 다른 작품에서 각기 호흡을 맞춘 적 있는 동료 배우 김대명과 공효진이 부부 사이로 MV에 출연한다. 뮤지컬 배우 때부터 출중한 노래 실력을 갖췄기에 그의 이런 음악적 외도가 한 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듯하다. <신인가수 조정석>에 이은 ‘2집 가수 조정석’도 곧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계속 든다.

김민하 ‘레터’

김민하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린 애플 TV+ <파친코>의 주연 선자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바 있다. 여러 차기작을 선보이기에 앞서, 그는 밀레나의 'Letter'를 리메이크한 음원을 먼저 발표했다.

이 곡은 특별히 배우의 마음을 움직인 곡을 편곡하여 배우의 목소리로 직접 부르는 ‘MOLD’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024년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하여 발매된 만큼 원제를 음차한 제목 ‘레터’로 발표된 것이 특징이다. 배우로서의 김민하가 깊고 진한 감정선과 얼굴에 짙게 드리운 그늘을 보여준 것과 달리, 보컬리스트로서는 담담하고 나지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민하 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자칭 음치인 아빠는, 그래서 내가 부르는 노래를 좋아한다. 지금도 음악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아빠를 향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크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런 노력 실력을 뒤로하고 김민하의 다음 활동을 바쁠 듯하다. 내년 티빙 공개 예정인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과 영화 <폭로: 눈을 감은 아이>가 곧 찾아올 예정이다.

박은빈 ‘Fly away’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속 박은빈은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 역으로 분한다. 오랜 꿈이었던 가수가 되는 여정에서 여러 곡들을 소화하는데,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대역 없이 100% 자신의 목소리로 불렀다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그의 안정적인 고음이 돋보인 ‘Someday’, 서목하의 오랜 롤모델이었던 윤란주(김효진)와의 듀엣곡인 ‘Here I am’ 등 수없이 많은 명곡들이 있지만, 드라마 마지막화에서 불리며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 'Fly Away'를 빼놓고 말할 수는 없다. 이 곡은 첫사랑에게 썼던 편지 속 단어들을 모아 어떤 시련이 있더라도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찬 가사를 더해 완성되었다. 유달리 그의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모습이 노래와 잘 어울린다. 박은빈은 <무인도의 디바> 종영 이후, 방영 당시 아껴두었던 곡들이라며 ‘도레미파’, ‘into the light’, ‘now’를 모아 EP 앨범을 발매했다. 2024년 1월 올림픽홀에서는 팬미팅 ‘2024 박은빈 팬 콘서트 '은빈노트 : 디바'’를 통해 그동안 쌓아왔던 라이브와 댄스 등을 펼쳐내며 만능 엔터테인먼트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이성경 ‘잘 먹고 잘 살아’

이성경 배우는 로꼬, 임슬옹 등과 듀엣곡을 발표하거나, 싸이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등 남성 아티스트들과 꾸준히 듀엣곡을 발표해왔다. 맑은 톤에 화려한 기교 없이 이어지는 담백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2024년에는 AKMU 이찬혁의 리드미컬한 랩이 조화를 이루는 신곡 ‘잘 먹고 잘 살아’를 공개했다.

이 곡은 연인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피어오르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 어쿠스틱 발라드곡인데, 이들은 지난해 AKMU가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 스페셜 무대에서 <겨울왕국> OST ‘Love Is an Open Door’를 선보이며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배우가 되기 전의 오랜 꿈이 뮤지컬 배우였다던 이성경은 오는 11월 국내 초연하는 뮤지컬 <알라딘>에서 자스민 역으로 캐스팅되었고, 앞으로도 더 큰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가 부를 <알리딘> OST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기대된다.

테일러콘텐츠 / Zapzee 에디터 서해인
제보 및 문의 hongsun@odkmedia.net
저작권자©테일러콘텐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