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 vs FI' 클래시스 매각 몸값 '온도차' [넘버스]

조회 112025. 4. 14.
클래시스 /사진=클래시스 홈페이지 갈무리

경영권 매각에 나선 미용 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의 몸값을 두고 현 주인과 새로운 투자자들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 입장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시가를 기준으로 3조원대에 달하는 평가를 기대하는 반면, 반대 쪽에서는 기업 가치가 실적에 비해 너무 부풀려져 있다는 거품론이 나오면서 온도차가 극명한 분위기다. 이처럼 벌어져 있는 눈높이 차이를 얼마나 맞출 수 있을지가 이번 거래 성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클래시스 최대주주 베인캐피탈은 JP모건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추진 대상은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클래시스 지분 전량 61.57% 가량이다.

최근 매각 측은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친 상황이다. 예비입찰에는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들이 참여했다. FI에서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칼라일, 중국계 펀드 힐하우스캐피탈 등이 클래시스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다수의 원매자가 클래시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예상과 달리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로 클래시스 매각을 진행 중인 베인캐피탈은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매도 측과 매수 측이 생각하는 가격 격차다. 베인캐피탈은 상장사인 클래시스의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해 약 3조원 수준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다. 클래시스의 전거래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48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296억원임을 고려하면 EBITDA 대비 멀티플이 20배를 웃도는 상황이다.

반면 원매자 측이 바라보는 클래시스의 밸류에이션은 EBITDA 대비 10~15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를 최대 2조원 초반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매수 측에서는 클래시스의 적은 유통 주식수 탓에 주가가 실적 대비 고평가 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클래시스의 발행주식수(6550만5659주) 가운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유통 가능 주식수는 25.03%에 불과하다.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으면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IB 업계 관계자는 “해외 PE의 경우에는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치려면 글로벌 차원에서 컨펌을 받아야하는데 동종업종의 해외 멀티플 사례와 견주어 봤을 때 (클래시스의) 멀티플이 높은 편이라 밸류가 적정한지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베인캐피탈 입장에서는 주가를 무시하고 매각할 수 없는 상황이니 시장에서는 이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시스는 미용 목적을 위한 의료기기를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다. 병원용 브랜드 클래시스와 에스테틱샵용 클루덤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리프팅 기기 슈링크(울트라포머3)로, 고강도집속초음파(HIFU) 부문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55%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은 2022년 창업자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클래시스 지분 60.8%를 670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클래시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429억원으로 베인캐피탈이 인수하기 직전 해인 2021년(1006억) 대비 141.5% 급증했다.

남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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