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베버리힐스에 앉힌 집, 포항 주택 ‘청암재’

조회 3,8952025. 3. 2.
요즘 세대에 호를 가지고 사는 분들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를 찾아온 중년의 사업가인 건축주는 ‘청암’이라는 멋진 호를 갖고 있었다. 긴 숨을 제대로 쉬어볼 겨를도 없이 기나긴 세월 속에서 앞만 보고 뛰어온 건축주는 과거 자랐던 단독주택에 대한 그리운 추억을 담아 새로운 보금자리인 단독주택에서 삶의 편안함을 누리고자 포항의 명당인 대잠동에 안식처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건축주의 호를 따서 집 이름을 ‘청암재淸馣齋’로 지었다. 맑고 향기로움이 가득한 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엠더블유건축사사무소 | 사진 윤동규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북 포항시 남구
지역/지구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521.50㎡(157.75평)
건축면적 104.21㎡(31.32평)
연면적 393.37㎡(118.99평)
지하 156.23㎡(47.26평)
1층 91.61㎡(27.71평)
2층 78.94㎡(23.87평)
건폐율 19.98%
용적률 32.70%
설계기간 2022년 7월 ~ 12월
시공기간 2023년 1월 ~ 2024년 7월

설계 엠더블유건축사사무소
02-6217-8752 www.edangam.com
시공 단감종합건설
02-6217-8754 www.edangam.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
외벽 - 벽돌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페인트
내벽 - 친환경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자기질타일
단열재 지붕 - 준불연 비드법단열재(가등급)
외벽 - 준불연 비드법단열재(가등급)
계단실 디딤판 - 원목(북미산 레드오크)
난간 - 철제난간
창호 LX하우시스
현관문 일진게이트
주방기구 백조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폰타나
난방기구 경동나비엔
‘청암재’는 포항의 베버리힐스라고 할 수 있는 대잠동의 높은 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포항공대와 고가의 테라스하우스들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밝은 햇살이 풍부한 곳이다. 특이하게 단지는 형태가 사람의 머리(뇌)와 유사하다. 단지 형태가 하나의 원과 같이 하나로 모이는 듯한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주택 부지는 이러한 단지 내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다. 꼭 서울의 평창동이나 성북동 같은 느낌이다.
지하에 많은 공간 담아내 협소감 해소
부지는 긴 호를 가지고 있는 건축물을 앉히기엔 쉽지 않은 형태이다. 대신 큰 장점을 갖고 있다. 건축물의 디자인을 제시하기에는 쉽지 않은 부지이지만 단지 내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 열린 조망이 가장 많이 확보된 땅이다. 더욱이 도로보다 대지가 높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단, 인접지인 앞 대지와 높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1층 바닥 레벨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워낙 큰 집에서 살았던 건축주에게 바닥면적이 30여 평인 건물(건폐율 20% 제한)은 협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하층에 많은 공간을 담고자 했다. 대지의 30%까지 지하층을 계획해 평면을 구성했다. 어둡고 습한 지하층의 문제는 선큰을 반영해 해소했다. 주차장은 4대까지 주차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차장에서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1층 바닥 레벨을 높이면서 계단은 지하와 지상을 잇는 기다란 전이공간이 됐다.
수납장의 컬러를 화이트 톤으로 처리해 밝고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연출한 현관. 중간에 오픈 공간을 둬 답답한 디자인을 해소했다.
자그마한 1층 거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하에 마련한 가족실. 지하 1층의 또 다른 거실로서 클래식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이 묻어난다. 그레이 톤의 바닥 타일에 매치한 고전적인 벽난로도 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의 숨어 있는 주방. 평소 싱크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문을 열면 나타나도록 디자인됐다.
지하 홀을 중심으로 좌우에 가족실과 손님방을 배치했다. 큰 집에서 살았던 건축주가 협소함을 느껴 지하에 많은 공간을 담았으며, 어둡고 습한 문제는 선큰을 반영해 해소했다.
부부침실은 설계를 진행하며 1층 배치를 권하지 않았으나, 건축주의 강한 의지로 결국 1층에 구성했다. 이에 따라 거실과 주방의 넉넉한 구성이 어려웠으나, 외부로 연장될 수 있는 테라스를 계획해 내부가 외부까지 연장되는 느낌이 나도록 했다.
1층 거실의 오픈 천장은 안락한 공간 속에서 확장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하층에 구성한 또 다른 거실
지하 1층 가족실은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그레이 톤의 바닥 타일에 고전적인 벽난로를 매치했고, 한쪽 벽면을 벽돌로 마감해 클래식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벽난로의 온기가 집안 가득 퍼질 수 있도록 했으며, 가족들이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구성했다. 1층의 자그마한 거실의 단점을 보완해 또 다른 거실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다목적 공간에 맞게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 가족들이 함께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시네마룸 기능도 반영했다. 간단한 식음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싱크대는 평소에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필요 시 문을 열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숨어 있는 주방인 셈이다.
거실에서는 남북 양 방향으로 낸 통창을 통해 맞바람을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높이의 창을 통해 주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현관을 거치지 않고도 외부 테라스와 정원으로 연결되는 디자인이 이채롭다.
밝고 개방감 있는 1층 공간
현관에는 수납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기 위해 장을 천장까지 설치했다. 키큰 수납장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중간에 오픈 공간을 둬 답답한 디자인을 해소했으며, 수납장의 칼라는 화이트 톤으로 밝고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주방 및 식당에는 통창을 설치해 남향으로 펼쳐진 정원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내부 공간은 조명 없이도 환하게 밝혀지는 공간이 됐다. 기본적인 컬러로 화이트 톤 내부에 월넛의 나무 소재를 반영한 주방가구는 안주인의 고즈넉한 느낌을 닮았다. 월넛 컬러가 주는 중후한 색감은 공간에 안정감을 선사한다. 또 주방의 안쪽에는 보조주방 및 다용도실을 연계시켜 작업의 편리함을 높였다. 주방 및 식당에서 동향으로 연결되는 정원의 바비큐 정원은 가족들이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행복이다.
나무 소재 월넛의 무늬인 직선과 물결 무늬가 어우러져 주방의 고급스러움을 한층 돋운다.
주방 및 식당에서는 통창을 통해 남향의 정원 풍경을 누릴 수 있다. 월넛의 나무소재를 반영한 주방가구는 안주인의 고즈넉한 느낌과 닮았다.
거실은 남향과 북향 양쪽으로 통창을 계획해 맞바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여름에는 에어컨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테라스와 앞마당으로 이어져 현관을 거치지 않고도 외부 테라스와 정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북향에 배치된 테라스는 작은 거실을 앞과 뒤로 연결시켜 작은 거실의 단점을 보완한다. 1층 거실의 오픈 천장은 안락한 공간 속에서 확장감을 주는데 아트월에서도 그 확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부부 침실은 바닥을 원목마루로 마감해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부부 욕실은 드레스룸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계획했으며, 욕실의 진한 그레이 톤은 공간의 안정감을 주며, 나무소재 월넛의 세면대 하부장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진한 그레이 톤이 안정감을 더하는 욕실. 나무소재 월넛의 세면대 하부장이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향긋함을 즐기는 집
2층 가족실은 개방적인 공간으로서 넓은 발코니로 연장된다. 바닥 마감인 원목마루와 따스한 햇살이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복도에는 윈도우시트를 계획해 주택의 장점인 단지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난간은 유리 소재로 마감해 복도가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연출했다. 1층에서 시작되는 거실의 아트월은 2층까지 이어지며, 1층과 2층이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통일감을 주는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아치형 개구부로 포인트를 준 계단. 계단참 위에 설치한 창의 턱에 놓인 화병이 자연 배경과 어울려 화사한 느낌을 전한다.
집 내부 곳곳에 사용된 자연 소재의 나무는 각각 다른 다양한 무늬로 본연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자연에서 나오는 따스한 느낌 및 색감이 조화롭다.
2층 방은 코너창의 시각적 개방감이 특징이며, 우드 루버를 이용해 천장에 포인트 시공을 했다. 바닥엔 단차를 둬 전통건축의 툇마루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다실 겸 외부를 조망하면서 명상을 할 수 있는 따스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툇마루와 작업 공간으로 나누는 공간의 분리를 연출한 것이다.
코너창의 시각적 개방감이 압도적인 2층 방. 바닥에 단차를 둬 툇마루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 구성도 인상적이다.
주택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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