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면세 담배, 화재 안전 사각…뒤늦은 '판매 중지' 권고
반입 검사·승인받아야 판매 가능
관세청 “화재 성능 검사, 소관 아냐
면세업 자체 조사 후 중단을” 통보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 비판 확산
공항·항만 면세점 진열대서 빠져


국내 면세시장에서 중국산 담배가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지 않은 채 판매돼 논란(인천일보 3월16일자 1·3면 '수입 담배 안전 검증 '구멍'…정부, 사실관계 파악 중')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담배사업법상 수입 담배에 해당하는 면세점 담배가 화재 안전 관리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부처 책임론이 제기되자 면세점을 관리·감독하는 관세당국은 뒤늦게 면세업계에 화재 방지 성능 미인증 담배에 대한 판매 중지를 권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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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에서 외국산 담배를 판매하려면 관할 세관에 해당 물품에 대한 '반입 검사'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내로 유통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일반적으로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수입품의 경우 수입자가 직접 신고하고 세관 심사를 받으며 이후 세금을 납부하면 물품을 가져갈 수 있다.
특히 세관은 수출입 통관 단계에서 국민 보건과 사회 안전, 환경 보호와 직결되는 품목을 대상으로 안전 인증을 받아야만 통관을 허용하는 '세관장 확인 제도'를 운영 중인데, 면세점 반입품뿐 아니라 국내에 수입·판매되는 담배 역시 세관장 확인 대상 물품에 포함돼 있지 않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 담배 수입자는 담배사업법에 따른 저발화성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아야 하지만 산업통상부 통합공고 및 세관장 확인 대상에 반영돼 있지 않아서 통관 단계에서 인증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입장을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법제처가 2017년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에서 "관세법에 따라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담배도 담배사업법상 수입 담배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당시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는 법제처에 '해외에서 담배를 국내 면세점으로 반입하는 것이 담배 수입에 해당하는지'를 질의했었다.
법제처는 면세점 담배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외국산 불량 담배'가 면세점을 통해 국내 시장에 제한 없이 반입돼 담배 유통 질서 확립과 국민 건강 증진이란 담배사업법 입법 목적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면세점 담배도 의무적으로 화재 방지 성능 검사를 받아야 하고, 관세청 등 관련 부처가 면세점 반입 전에 안전 인증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면세 관련 업무와 보세구역 내 법령 준수 여부 확인은 관세청 관할"이라며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담배 역시 담배사업법상 의무 이행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세청은 일반적인 담배 수입 신고 절차에서도 화재 방지 성능 검사를 안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담배사업법에 따라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도록 명하는 것은 소방청장 소관 업무이고, 수입판매업자 등록 시 법적 의무 사항을 확인하고 안내하는 주체는 재경부"라고 반박했다.
다만 "관세청은 화재 방지 성능 검사 업무와 관련이 없지만 면세업계에 성능 인증 여부를 자체 조사해 미인증 담배는 판매 중지하도록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항만 면세점에서는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지 않은 중화와 황허루 등 중국산 담배에 대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박범준·변성원·박예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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