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면세 담배 검사 의무' 알고도 미이행…안전 불감증 도마

박범준 기자 2026. 3. 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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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각지대 중국산 담배]

3개사 독점 계약…면세점 공급
6년간 화재 방지 성능 '미인증'
A사 “한 번 검사 고비용…부담”
전문가 “국내 유입 가능성 존재
인증 안 받은 담배는 사고 유발”
▲ 지난달 22일 오전 10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한 중국인이 중국산 수입 담배가 진열된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인천일보DB

중국산 면세 담배의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 미인증 논란과 관련해 해당 물품을 국내로 들여온 담배 수입판매업체가 면세 담배에 대한 성능 인증 의무화를 알고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업계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이번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외국산 담배의 면세점 납품 구조는 대리상이 해외에서 물건을 받아 국내 보세구역에 반입한 뒤 면세점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중국산 면세 담배 유통망은 크게 3개 업체가 독점하는 형태를 띤다. 이들 업체는 중국 현지 제조사들과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담배를 수입해 면세점에 공급하고 있다.

취재진은 전날 이들 업체 중 고가 담배인 황허루 등을 취급하는 A 업체 측과 접촉해 업계 현황과 관행 등을 파악했다.

A 업체 대표는 우선 중국산 면세 담배의 안전성 논란을 의식한 듯 "면세점 담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우는 게 아니다.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왔다가 다시 외국으로 나가는 구조"라는 논리를 폈다.

중국산 담배가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성능 검사 방식이 '선 검사 후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면세점 판매용 제품은 해당 반기 안에만 받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면세 담배를 판매하기 전에 무조건 인증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고, 현재 판매 중인 물량도 해당 반기 내에 인증을 받으면 된다"고 했다.

▲ 지난달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내 중국산 담배 모습. 진열대에 비치된 7개 중국산 담배 제품 모두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일보DB

소방청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6개월마다 국내에서 제조·수입·판매되는 모든 담배에 대해 저발화성 장치 장착 시험과 완전 연소 비율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연소 테스트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공공데이터포털에 게시하고 있다.

그러나 A 업체는 독점 수입 중인 황허루에 대한 화재 방지 성능 검사를 2020년 상반기부터 무려 6년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사업법상 성능 검사를 받지 않은 채 담배를 판매하면 형사 처벌과 함께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받게 된다.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 검사 비용 부담이 크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A 업체 대표는 "소방산업기술원에서 직접 찾아와서 담배 샘플을 채취한다"며 "샘플은 보통 40갑 정도 사용하는데 보루 단위로 물건을 빼야 해서 수십 보루를 따로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하지 못하고 검사 용도로 빠지는 물량이 생기다 보니 비용 부담이 크다. 이런 비용까지 포함하면 한 번 검사할 때 10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검사 자체 비용보다 샘플로 빠지는 비용이 더 큰 구조"라고 덧붙였다.

담배 수입판매업체들이 비용 부담에 일부러 성능 검사를 받지 않은 것 아니냐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담배가 국내에서 많이 소비되지 않더라도 실제 유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국내에 거주하는 조선족이나 중국 관광객 등을 통해 반입될 수 있다"며 "저발화성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지 않은 담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범준·변성원·박예진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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