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고환율에 면세점 한산…중국산 담배는 불티
중국인들 고급 담배 대량 구매
현지 품질 동일…가격 절반 수준
화재 성능 미인증에 안전 우려


지난달 22일 오전 10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항 내부는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캐리어를 끌고 발걸음을 옮기는 여행객들로 붐볐지만 면세점은 최근 고환율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탓인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면세점 인기 상품 중 하나인 담배 코너도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 손님이 뚝 끊겼다.
다만 중국산 수입 담배 진열대 앞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중국인들이 면세점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담배를 둘러본 뒤 여러 보루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면세점에서 판매 중인 미국·일본 담배와 다르게 중국 담배는 화려한 포장지에 가격도 한 보루 기준 19달러에서 105달러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그럼에도 중국 현지에서는 담배가 손님 접대나 선물용으로 많이 쓰이면서 중화와 황허루(황학루) 등 고가 담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고급 담배는 비석이나 묘, 제사상에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문화에 정통한 면세점 직원 A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한국 면세점에서 주로 비싼 담배를 선물용으로 많이 산다"며 "중국 현지에서 만든 담배와 품질은 똑같은데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진열대에 비치된 7개 중국산 담배 제품 모두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저발화성 담배 화재 방지 성능을 인증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19일 오후 3시30분쯤 찾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또 다른 면세점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현장에는 중국산 담배를 사려는 현지인들 발길이 이어졌고 직원은 계산기를 두드린 뒤 저렴한 면세품 가격을 보여주며 구미를 당겼다.
직원 B씨는 "중국 담배 주 고객층은 중국인들이고 한국인은 거의 찾지 않는다"며 "특히 중화 담배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그 가치를 알아주는 제품이라 선물용으로 많이 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담배는 담뱃갑이 나무로 돼 있어 선물용으로 제격"이라며 "중국 면세점보다 한국 면세점이 할인율을 조금 더 적용해줘서 본국으로 돌아갈 때 많이 사 간다"고 귀띔했다.
한편 중국산 담배 수입량은 중국인 관광객 규모와 대외 환경에 따라 증감을 거듭해왔다.
15일 관세청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에게 제출한 연도별 중국산 담배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담배 수입량은 2021년 4308㎏을 기록했다가 이듬해 900㎏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3년 1194㎏, 2024년 1786㎏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180㎏에 그치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사진 변성원·박예진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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