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공항 ‘혁신 로드맵’] 3-1. ‘서브 공항’ 활용한 메가시티…영국 ‘다이아몬드’ 실험

김현우 기자 2026. 1. 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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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런던 보조공항, '초광역 경제권' 성장

개트윅공항 '다이아몬드' 실험
英 런던 중심부서 50㎞ 떨어져
2003년 7개 지방·기업과 추진

철도·산단 등 마름모 형태 개발
기업 4만여개·인구 150만명
올해 부가가치만 81조원 추산
공항·도시·산업 잇는 새 성과
▲ 개트윅공항은 항공 인프라를 중심으로 교통·물류·산업·관광·주거 기능을 재편해 마름모(◇) 형태로 묶은 초광역 경제권 전략 '개트윅 다이아몬드(GDB)'를 출범 했다. 이후, 7개 지방정부와 기업 협력을 바탕으로 약 81조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영국 동남부권 경제를 이끄는 핵심 성장 거점으로 성장했다. 영국 최대 규모의 비도심 산업단지로 꼽히는 크롤리 '매너 로열 산업단지'뒤로 개트윅공항이 보이고 있다.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런던 중심의 공항과 지역경제 구조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 축이 필요했다."

2012년, '개트윅 다이아몬드(Gatwick Diamond Business)' 전략이 출범한 배경이다.

대도시 런던과 절대적 허브 공항인 히스로공항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중앙집중 구조는 균형 발전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로 지적돼왔다. 여객과 화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공항 수용률이 99%까지 치솟으면서 구조적 전환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번 기사는 수도권 복수공항 체제를 기반으로 여러 지방정부가 하나의 거대한 '초광역 경제권'을 만들어낸 영국의 실험을 조명한다.

▲공항·산업·도시를 묶다…81조원 창출의 배경

런던 중심부에서 약 50㎞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개트윅공항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히스로공항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다. 그러나 2003년, 항공 인프라를 중심으로 산업·관광·주거 기능을 마름모(◇) 형태로 묶은 초광역 경제권 구상이 본격화되면서, 영국 동남부권 경제를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했다. 다이아몬드라는 명칭도 여기서 비롯됐다. 서리주·웨스트서식스주 7개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자발적 합의를 통해 구축한 경제권이다.

▲ 7개 지방정부, 기업, 개트윅공항이 공동체로 마련한 경제 전략인 '개트윅 다이아몬드' 그래픽. 영국 런던 대도시, 히스로공항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줄임말 GDB로 불리는 이 권역에는 약 4만5000개 기업과 500개의 글로벌 기업이 집적돼 있다. 크롤리에는 영국 최대 규모의 비도심 산업단지로 꼽히는 '매너 로열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10여개의 제조·서비스·물류·항공·비즈니스 거점, 연구개발(R&D) 연구소, 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 등도 운영 중이다.

권역 전체에는 약 15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약 40만6000명 규모다. 단일 지역으로는 인구 10만 안팎의 작은 곳이 대부분임에도, 최근 10년간 경제권 인구 증가율이 전국·남동부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GDB의 총 부가가치(GVA)는 약 411억 파운드로 추산된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81조4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미 2015년부터 영국 전체 경제보다 16% 높은 생산성인 240억 파운드의 GVA를 달성한 데 이어,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GDB는 개트윅공항을 중심으로 교통·물류·산업 구조를 재편해 지역경제 성장까지 도달한 점에서 주목받는다.

▲ 개트윅공항은 항공 인프라를 중심으로 교통·물류·산업·관광·주거 기능을 재편해 마름모(◇) 형태로 묶은 초광역 경제권 전략 '개트윅 다이아몬드(GDB)'를 출범 했다. 이후, 7개 지방정부와 기업 협력을 바탕으로 약 81조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영국 동남부권 경제를 이끄는 핵심 성장 거점으로 성장했다. 영국 최대 규모의 비도심 산업단지로 꼽히는 크롤리 '매너 로열 산업단지'뒤로 개트윅공항이 보이고 있다.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서브 공항' 중심 설계, 지역경제 성공 뒷받침

2023년 기준 약 225개 목적지, 50여개 항공사를 운영하는 개트윅공항은 런던 6개 공항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러나 히스로공항에 비해 경제적 파급력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지방정부는 공항과 철도·도로·산업단지·주거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 런던 중심부에서 출발한 교통망은 개트윅공항과 경제권 중심부를 관통해 남부 해안까지 이어진다. 국제 항구와 유럽 대륙으로 접근도 가능해 공항·철도·고속도로·항만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 영국 정부가 발간한 개트윅공항 일대 일자리 창출 지도. 음영이 진할수록 성과가 많다는 의미다. '개트윅 다이아몬드'로 구성(파란색 줄 표시)된 권역이 가장 진하게 표시돼있다.

주요 산업단지는 개트윅공항에서 차로 약 5~15분 이내에 자리하고 있다. 정주 여건도 동시에 완성됐다.

GBD에는 항공산업을 비롯해 첨단 제조, 의료기술, 디지털·IT, 전문 서비스 산업이 집적돼 있다. 공통적으로 제품 단가가 높고 수송 시간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야다. 공항 접근성을 기반으로 한 입지는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기업 유치와 고용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영국 당국은 GDB 권역에서 개트윅공항을 통해 창출된 일자리가 5만6000개 이상, 경제적 파급효과는 41억 파운드(약 8조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10~15년 동안 43만6644㎡ 규모의 추가 상업 공간을 조성해 2만9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GBD 관계자는 "공항과 지역사회와 기업, 지방정부가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고 장기 전략을 함께 추진한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며 "주요 허브 공항이 아니어도 도시와 산업을 잇는 공간과 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신공항 이슈 기획팀=글 김현우·박지혜 기자 kimhw@incheonilbo.com

사진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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