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값 펄펄 나는데, 한국거래소 금값은 왜 안 오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의 ‘관세 전쟁’이 미국의 경기 후퇴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로 미국의 주가, 채권가격,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안정자산인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 금시장의 금값은 2월14일 16만3530원(종가)으로 올해 최고치에 이른 뒤 24일 15만3700원으로 오히려 떨어져 있다. 어찌 된 일일까?
지난 2월14일과 전후 이틀씩을 포함해 5일 간의 한국거래소(KRX) 금값(종가)을 보면, 1그램당 평균 15만7466원이었다. 이에 견줘 최근 4월21일∼23일 사이 사흘간 평균가격은 15만5530원으로 1.2% 하락해 있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결제 금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2935.66달러에서 3361.1달러로 달러 기준 14.5%나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긴 했다. 서울외국환중개가 매일 고시한 매매기준율로 보면 1448.32원에서 1421.0원으로 27.32원 떨어졌다. 하지만 하락률은 1.9%에 그친다. 미국 금값이 14.5% 오르는 동안 국내 금값이 1.2% 하락한 이유를 환율 변동 만으로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미국 금선물 가격을 당일 원-달러 환율로 환산해 1그램당 원화값으로 산출해보니 이같은 가격 변동의 온도차가 생긴 원인은 2월중 한국거래소 금값이 국제 시세를 이탈해 폭등한 탓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 금값은 올해 최고치에 이른 지난 2월14일 16만3530원으로 뉴욕 상업거래소 금선물 1그램 가격(13만5273원)보다 20.9%나 비쌌다. 한국거래소 금값은 1월24일엔 뉴욕 금 선물가격보다 0.5% 비쌌을 뿐인데, 설 연휴가 끝나고 급등하기 시작해 괴리율이 크게 벌어졌다. 거래 가격의 격차를 뜻하는 괴리율은 2월11일 11.9%로 커지고 2월14일 20%를 넘어서며 절정에 이르렀다.
그 뒤 국내 금값이 급락하면서 괴리율은 3월11일 이후 3%를 넘는 일이 거의 사라졌다. 한때는 국내가격이 더 낮아지기도 했다. 23일엔 국내 금값이 1.7% 비싼 수준이다. 결국 2월 중순 투기적 매수세 유입에 따른 금값 급등과 이후 하락이 국내외 금 시세가 거꾸로 가는 듯한 착시를 부른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케이알엑스(KRX) 금값 괴리율이 6% 이상일 때 증권사를 통해 시장안내 공시를 내보낸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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