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 정치, 대출·세금 말고 공통화두는 공급[부동산360]
文정권 정책 실패 전례에…대출·세제 정책 소극적
양극화 해소 위해선 보다 적극적 대책 필요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일제히 ‘주택 공급 확대’를 제시하고 나섰다. 부동산 민심을 놓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여야의 공통 화두를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헤럴드경제가 양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정당을 막론하고 부동산 정책의 큰 줄기는 ‘공급’으로 모아졌다. 공급 확대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 된 것은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부동산 세제나 대출 규제를 건드렸다가 시장의 역습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를 번복하지 않고자 꺼내든 공급 키워드로는 현재의 복잡한 시장을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고가 아파트 시장과 달리 지방 경기는 침체해 있다.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해선 대출 문턱을 낮춰야 하는데, 금리 인하 기조와 맞물려 정교함이 필요하다. 지방으로도 돈이 돌고 경기가 반등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여야 모두 주택 공급 확대로 방향은 함께 잡았지만, 방법은 달리 뒀다. 국민의힘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통한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 민주당은 임대주택 공급 인센티브 제공,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등 공공 주도 부동산 공약을 내걸었다.
민주당 유력주자인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공공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한다. 이 후보가 의장인 민주당 정책기구 ‘민생연석회의’는 지난달 주택 공급을 확대할 부동산 정책과제로 소형주택 및 임대주택 공급 인센티브 제공, 공공비축용 토지와 주택 확충, 개발이익 공유형 모델 개발과 확대 시행 뿐 아니라 주거복지 차원에서의 공공임대 공급 확대 및 운영 관리 강화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강조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과의 차별화’다. 이 후보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의 유종일 상임공동대표(전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집권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와는 전혀 다른 획기적 부동산 공급정책을 펼 것”이라고 언급했다. 성장과 통합은 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 공공분양주택 공급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급 확대를 강조한 건 같은 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는 청년층과 고령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정책 자료집에 담았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민간을 통한 공급 확대를 추구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 민간을 통한 주택 공급을 늘리자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최근 ▷재건축 용적률·건폐율 상향 ▷아파트 건설 시 국민주택 규모·건설비율 조정 ▷신축 아파트 분양가 인하 유도 등을 당 차원의 대선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범보수 지지율 1위인 김문수 후보는 당내 가장 적극적인 공급책을 내놨다. ▷1인형 아파트·오피스텔 공급 ▷생활분리 세대공존형 주택 보급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공급 ▷신혼부부 주택 15만가구 공급 등 이다. 안철수 후보 또한 청년·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을 한동훈 후보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홍준표 후보도 정비사업을 통한 100만가구 공급 등을 부동산 정책 비전으로 제시했다.
‘공급 확대책’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트라우마에서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 세부담 강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투기지역 지정 확대 등 임기 5년간 28번의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집값 폭등을 막지 못했다. 이에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오며 ‘벼락거지’, ‘영끌족’ 등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선거 필패로 돌아온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현재의 경기 상황은 ‘공급’ 키워드로만 풀어가기엔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책 영향과 더불어 대외 경기 둔화 영향으로 확실한 자산가치를 지닌 부동산에 수요가 쏠리게 된 것도 최근 특징 중 하나”라며 “공급 대책 외에도 지방의 공동화와 수요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함께 나와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방 경기를 살릴 취지의 제2주소지제(이재명 후보)나 5대 메가시티(김경수 후보) 등의 공약도 이어지지만, 이보단 붕괴 직전으로 치닫은 지방 건설 경기를 살릴 즉각적인 대출과 세제 지원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정부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각종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다 짓고도 팔리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은 2만3722가구(2월 말 기준)으로 11년 5개월 만 최대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공급도 중요하지만 지방 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출 규제 완화나 금리 인하가 더 시급하다”면서 “지방 건설사 도미노 도산이 현실화되면 하도급 업체 연쇄 폐업이나 부도로 지역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국토균형발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국회나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을 밝혔지만 그보다 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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