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시설·공사비 선지급…줄줄 샌 예산
[KBS 춘천] [앵커]
지난달, 속초의료원 운영 부실이 강원도 감사위원회 감사에 드러났죠.
허술한 회계 관리, 공사비 부풀리기가 있었단 내용이었는데요.
KBS는 지역 의료를 책임질 대형 사업에서 장기간 문제가 반복된 만큼, 구조적 원인이 뭔지 한 발 더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첫 순서로 사업 곳곳에서 예산이 줄줄 샌 실태를 고발합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속초의료원은 2019년부터 지역거점공공병원사업을 해 왔습니다.
병동과 시설을 대폭 늘리는데, 국비와 도비 300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사업 7년차, 곳곳에서 문제가 드러납니다.
먼저, 있어야 할 시설이 없습니다.
장례식장 간판이 설치됐어야 할 곳에 현수막만 걸려있습니다.
시공하기로 한 비가림시설은 아예 없습니다.
그런데도 속초의료원은 시공업체에 돈을 먼저 줬습니다.
1억 7,000만 원어치입니다.
돈을 받은 업체들은 요청하지 않았는데 속초의료원이 먼저 돈을 준 거라고 입을 모읍니다.
중복 시설도 있습니다.
의료원 주차관제시설은 진출입로 3곳에 설치됐습니다.
충분히 정상적인 주차비 징수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불과 50미터거리 주차타워에 같은 시설이 또 있습니다.
이곳 주차타워는 의료원 입구에 있는 차량 인식 시스템을 거쳐야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안에는 또 다른 주차 요금 정산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2023년, 현장 사무소로 쓰겠다며 사들인 컨테이너 4동.
한 동에 1,100만 원.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는 외형상 비슷한 규격이 300만 원 안팎에 올라와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다른 사업비에 컨테이너 4개 비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납품업체/음성변조 : "그것(컨테이너)을 만들어달라고 하니까 내가 만들어준 것뿐이지. 그냥 깡통 컨테이너가 아니라서 좀 비싸고."]
병원 옥상에는 일부, 멀쩡해 보이는 환자용 침대와 의료기기 등이 무더기로 쌓여 있기도 합니다.
[이해종/속초의료원장 :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고 그렇게 결재를 해왔다고 다들 생각을 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도장을 찍지 않았나."]
KBS 취재팀은 이 계약들을 추진한 의료원 담당 과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이청초 기자 (choc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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